교황, 로마 한인신자들과 특별한 첫 만남…'셀카'도 흔쾌히

입력 2021-12-20 08:43  

교황, 로마 한인신자들과 특별한 첫 만남…'셀카'도 흔쾌히
한인성당 새 영세자 축하 인사 겸해 유흥식 대주교가 주선
경호원 남겨두고 파격 대면…한국인에 각별한 애정도 피력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일요일인 19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시국 내 교황 관저인 '산타 마르타의 집' 앞 광장.
삼삼오오 모여있던 한인 신자들은 "교황님 나오셨어요"라는 누군가의 말에 일제히 건물 출입문으로 시선을 던졌다.
출입문 앞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홀로 서서 특유의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여기로 오라'며 손짓했다.
교황은 언제나처럼 어린이 신자들을 가장 먼저 따뜻하게 맞았고 이어 성인 신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만면에 머금은 웃음은 쉬 떠나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 현지 한인 신자들이 사상 처음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체 알현하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약 15분간 이어진 이날 알현은 지난 7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부임한 유흥식 대주교가 가교 구실을 했다.
유 대주교가 교황에게 로마 한인 성당의 새 영세자들을 축복해달라고 청했고 교황이 흔쾌히 이를 받아들이면서 뜻깊은 만남이 성사됐다.
교황은 정오에 집례하는 '주일 삼종기도' 전 잠시 시간을 내 한인 신자들을 마주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 12일 유 대주교로부터 세례를 받은 새 영세자와 그 가족, 대부·대모까지 총 38명이 참여했다.
신자들에게 격의 없이 친근하게 대하는 교황의 평소 성품은 이번 알현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경호원을 뒤에 남겨둔 채 한인 신자들에게 둘러싸인 교황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셀카' 요청을 밝은 표정으로 모두 받아주었고, 가끔 유머가 섞인 재치 있는 답변으로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인과 한국 교회를 향한 각별한 애정도 다시 한번 피력했다.
교황은 인사말에서 모국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에 매우 큰 한인 가톨릭 공동체가 있었다고 소개하고 두 한인 사제가 일을 열심히 잘했다고 덕담했다.
아울러 "현지 한인 수녀들이 병원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했는데 그들을 아주 좋아했다"면서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가톨릭교인들"이라고 칭찬했다.

신자들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십시일반' 모은 1천 유로(약 134만 원)의 봉헌금과 한지로 만든 모란 무늬 전통 구절판을 선물로 전했고, 교황은 "정말 고맙다"며 여러 차례 사의를 표했다. 마지막에는 한인 신자들을 위한 강복도 잊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특별 알현'한 한인 신자들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한 신자는 "로마에 정착해 20년 넘게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고, 또 다른 신자는 "한국 교회를 지탱한 많은 순교자, 사제, 수녀 여러분의 은덕과 신앙의 힘으로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대주교는 "교황님은 백신 나눔 운동 등 다른 나라에서 하지 못한 일을 해낸 한국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두고 계시다"며 "이날 알현도 교황님의 이러한 마음이 영세자를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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