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 휘몰아치는 지구촌…에너지 가격 다시 오른다

입력 2021-12-30 05:25   수정 2021-12-30 06:21

북극 한파 휘몰아치는 지구촌…에너지 가격 다시 오른다
에너지 소비 많은 동북아 3국·북미에 연말연시 맹추위
주춤하던 가스·원유 가격 반등…"유가 100달러 넘을 것"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든 북반구에 최저 영하 40도를 밑도는 북극 한파가 몰아치면서 한동안 주춤하던 에너지 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한파로 난방 수요가 확대되면 주요 난방 연료인 천연가스와 석유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서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이라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북아 3국과 북미 지역에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너지가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中 헤이룽장성 영하 48도…캐나다·미국에도 북극 한파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냉기가 중국 대륙을 덮치면서 지난 24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기온은 영하 48도까지 떨어졌다.
한파 전선이 점점 남하하면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수도 베이징(北京)은 물론 상하이(上海)와 항저우(杭州) 등 중국 남부 지역까지 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했다.
중국 기상국은 이번 추위에 중국 영토의 약 80%가 얼어붙을 것이라며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기록적인 한파는 라니냐 현상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과 인접한 한국과 일본도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지난 주말을 전후해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다.
이달 25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5.5도를 기록했고, 28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아사히카와(旭川)는 수은주가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다.
좀처럼 영하권으로 떨어지지 않는 도쿄(東京)도 27일 영하 2.2도를 기록했다. 도쿄의 12월 최저기온이 영하 2도 밑으로 떨어진 것은 45년 만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내년 1월 1일 아사히카와의 최저 기온이 영하 17도, 삿포로(札幌)는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연말연시에 매서운 한파가 일본 열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보했다.

북미 지역에도 북극 한파가 몰아쳤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엄습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이번 주 중반까지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맹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캐나다 환경부의 케네스 챈 기상학자는 "최저기온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강타한 추위는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를 얼어붙게 한 북극 한파는 미국 서부 지역도 강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리건과 캘리포니아 북부, 네바다 등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에서는 26∼27일 캐나다에서 밀려 내려온 강력한 한파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수은주가 곤두박질쳤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시애틀의 최저기온이 영하 6.7도까지 떨어지면서 1948년 세웠던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워싱턴주 북서부의 빌링햄 역시 영하 12.8도의 최저기온을 기록하면서 1971년 세워졌던 역대 최저기온 기록이 깨졌다.
오리건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한파와 함께 폭설이 쏟아지면서 시애틀과 미니애폴리스, 솔트레이크시티를 오가는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미 국립기상국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서부 지역의 한파가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 주춤하던 에너지가 다시 올라…"내년 국제유가 100달러 넘을 것"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북아 3국과 북미 지역에 한파가 몰아치자 한동안 주춤하던 천연가스와 국제유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중국, 일본, 한국은 세계 1∼3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고, 미국과 캐나다 역시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나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7일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100만BTU(열량단위)당 4.060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4일 종가인 100만BTU당 3.731달러보다 8.8% 오른 것으로, 지난달 26일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셰일의 주산지인 오클라호마주 최대 은행인 BOK파이낸셜의 분석가들은 "미국에 더 추운 날씨가 다가올 것이며 다음 주에는 실질적인 난방 수요 증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사 리피니티브는 이번 주 날씨가 추워지면서 수출을 포함한 미국의 하루 평균 천연가스 수요가 1천100억 세제곱피트(ft 3)에서 1천267억 세제곱피트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계절에 맞지 않는 따뜻한 가을과 겨울이 이어지면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 달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북극을 감싸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극지방에 머물던 차가운 극소용돌이가 북미 대륙까지 남하해 확장하는 현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른 요인도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석탄 공급 부족으로 전력회사들이 석탄 비축량을 보존하면서 천연가스 발전량을 늘려 수요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도 덩달아 올랐다.
2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41달러(0.5%) 오른 배럴당 75.9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2월물 브렌트유는 0.34달러(0.4%) 상승한 배럴당 78.94달러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 올랐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브렌트유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르고, 2023년에는 150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미언 커벌린 에너지리서치 책임자는 "내년 세계 각국이 국경 문을 다시 열면서 항공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석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출현에 의해 예측이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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