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인스타 게시물 잇단 논란…오너 SNS '독인가 약인가'

입력 2022-01-07 15:36  

정용진 인스타 게시물 잇단 논란…오너 SNS '독인가 약인가'
'양날의 검'…친근한 이미지 주지만 잘못되면 기업경영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이신영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이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기업 경영자, 특히 오너의 SNS 활동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재벌기업의 오너들은 공식 활동 외에는 개인 SNS 계정에 글을 올리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공개하는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SNS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대기업 경영자로는 정용진 부회장이 첫손에 꼽힌다.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골프 하는 모습이나 요리하는 모습, 노브랜드의 신상품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글들이 호응을 얻으면서 73만6천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았다.
정 부회장은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만 글을 올리지만 이미 앞서 2010년대부터 트위터를 통해 SNS 활동을 시작했다.
트위터에서 활동할 당시에는 문용식 나우콤 대표와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이마트[139480] 피자 등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2011년 20인승 벤츠 미니버스를 타고 버스 전용 차로를 이용해 출근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자 트위터를 탈퇴해 수년간 SNS 활동을 중단했으나 2015년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활동을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공산당이 싫다'는 내용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잇따라 올려 논란이 됐다.
전날 오후 11시께는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제목으로 정부의 대중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면서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등의 해시 태그를 함께 달았다.
정 부회장이 이 게시물을 올린 것은 최근 인스타그램이 '멸공' 태그가 붙은 자신의 게시물을 '폭력·선동'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삭제한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정태영 현대카드 및 현대커머셜 부회장도 SNS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대표적 기업인 중 한 명이다.
과거 트위터 활동을 주로 했던 정 부회장은 2018년 2월 이후에는 트위터에는 새 글을 올리지 않고 있으며 지금은 주로 페이스북에 회사 관련 내용을 올리며 활동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11만명이다.
정 부회장 역시 2013년 당시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와 전자결제 때 '액티브 엑스' 사용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인 것을 비롯해 여러 차례 트위터에 올린 글로 화제가 됐다.
대한상의 회장을 지낸 박용만 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역시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꼽힌다.



가장 최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며 SNS 소통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대기업 오너 및 경영자들의 SNS 활동에 대해 평소 접하기 힘든 부유층들의 생활 모습과 생각을 엿볼 수 있고, 기업의 활동을 친근하게 소개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고경영자 이미지(PI.President Identify) 관리 측면에서 볼 때 대중에게 쉽게 긍정적 이미지를 전파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논란이 될 경우 기업의 경영 활동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상당하다.
당장 정 부회장이 공산당 관련 글을 올릴 때마다 신세계그룹의 중국 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SNS는 영향력만큼이나 리스크도 큰 매체"라며 "자칫 잘못 사용해 구설에 오르면 기업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받는 기업 오너의 SNS는 중요한 기업 홍보 수단이 될 수도 있고, 장점도 존재한다"면서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창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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