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년] ③ 동맹복원 성공했으나 중·러와 갈등 확산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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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16 08:01   수정 2022-01-16 16:42

[바이든 1년] ③ 동맹복원 성공했으나 중·러와 갈등 확산일로

[바이든 1년] ③ 동맹복원 성공했으나 중·러와 갈등 확산일로

트럼프 벗어나 다자무대 복귀…동맹 결속 다지며 리더십 회복

철군과정 대혼란에 빛바랜 아프간 종전…명암 뒤섞인 '오커스'

더 격화된 중·러와의 대치…'동맹 줄세우기냐' 비판도 직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임기 첫 해대외 정책은 동맹 복원과 민주주의 기치를 내세운 국제질서 재편 시도로 요약된다.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운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 정책을 버리고, 미국이 오랜 기간 누려왔던 국제사회 리더십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이를 관통한다.

이 과정에 전통적인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지역 동맹을 규합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라는 사회주의 맹주와 각을 세우며 진영 간 이념적 틈새는 더욱 벌어졌다.





◇ '미국이 돌아왔다'…동맹 손잡으며 다자무대 복귀

작년 1월 20일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의 일성은 다자외교무대 복귀였다.

그 첫걸음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협약, 유엔 인권이사회에 다시 가입하며 '미국이 돌아왔다'고 전 세계에 신고식을 했다.

코로나19 위협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먼저 순방에 나선 곳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유럽이었다. 작년 6월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며 유럽 동맹과의 재결속을 다진 것이다.

이처럼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할 때 독자 행보보다는 동맹과 보폭을 맞췄다. '다자주의를 통한 미국 이익 극대화 전략'을 펼치며 전임 트럼프 정부와 차별화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3월과 9월 일본, 호주, 인도 정상과의 '쿼드(Quad) 정상회의'를 연 데 이어 12월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도하며 민주 진영의 결속을 가속했다.



◇ 아프간전 종식과 오커스 발족…외교 난맥상 속 동맹과 마찰음도

2001년 9·11 테러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한때 '영원한 전쟁'으로 불렸다. 미군과 동맹의 숱한 희생과 엄청난 자원 투입에도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더는 미군의 희생을 감내할 수 없다며 전격적으로 철군에 돌입해 작년 8월 30일 마침내 미국의 아프간 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프간에서의 전격적인 미군 철수는 미국의 대(對)중동정책에서 갈등의 한 요인을 없애고 밑 빠진 독 같았던 희생의 수렁에서 빠져나왔다는 측면에서 나름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철군 과정에 대한 예측 실패로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며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외적으로 큰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특히 카불공항 탈출 작전 와중에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자살 폭탄테러로 미군 13명 등 170여 명이 숨지고, 미군의 드론 오폭으로 민간인을 희생시킨 점은 베트남전 철군 당시의 오명을 떠올리게 하는 대참사였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쳤던 트럼프식 외교에서 벗어나 동맹 규합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도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호주, 영국과 결성한 신(新) 3각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였다.

미국이 호주를 오커스에 끌어들이며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키로 하자 호주가 프랑스와의 기존 디젤 잠수함 계약을 파기했다. 프랑스가 '배신당했다'며 주미 대사를 철수시키는 등 강력 반발하면서 양국 동맹에 큰 상처를 남겼다.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봉합했지만, 프랑스의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커스 발족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새로운 동맹을 규합하는 과정에 옛 동맹과의 균열을 막는 것이 새로운 도전임을 일깨워준 사례였다.



◇ 취임 이후 중·러와 '으르렁'…동맹에 '줄 세우기' 비판도

바이든 정부 들어 중국 및 러시아와의 갈등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모든 분야에서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중국문제에 있어선 중국의 경제 및 군사력 팽창 견제에 전력을 다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다만 독자적인 제재보다 동맹 규합을 통한 대중국 고립 전략을 구사했다는 게 다를 뿐이었다.

미국이 내세운 명분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이른바 '가치전쟁'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홍콩 민주 세력에 대한 탄압과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 등에 경고장을 날리며 중국과 각을 세웠다.

특히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서 강제 노동 등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면서 신장 제품 수입을 금지했고, 급기야 다음 달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작년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처음으로 화상 정상회담을 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며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러시아와의 갈등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 기관 등에 대한 러시아발(發) 해킹에 러시아 정부가 방조하고 있다며 불거진 갈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놓고 끝을 알 수 없는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전례 없는 강력한 대규모 제재를 예고하면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러시아 병력 철군을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東進) 금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의 턱밑인 쿠바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하겠다는 '제2의 쿠바 미사일 사태 카드'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미러 정상은 작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화상으로 대좌했지만 이 역시 무위로 돌아간 상태다.

이달 들어 미국은 물론 나토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러시아와 연쇄 담판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전운만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적 경쟁자인 러시아·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동맹을 규합하며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기 위해 부심하고 있으나 반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한때 견원지간처럼 관계가 악화했던 중국과 러시아가 반미공동전선을 구축, 미국에 맞서 사회주의 블록을 공고히 하고 있어 바이든의 외교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바이든 정부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이렇게 설정하면서 동맹국들에 '미국 편이냐, 아니냐' 택일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줄 세우기 외교'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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