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서방 대전차 개인화기 집결…러 침공 막을 수 있나

입력 2022-01-22 16:45   수정 2022-01-22 16:51

우크라에 서방 대전차 개인화기 집결…러 침공 막을 수 있나
미·영국산 견착식…자동유도장치로 정밀타격
산악·시가전 아니면 불리…"러, 침공시 집중포화로 제거 뒤 진격"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도 서방에서 지원받은 각종 대전차 방어 무기들을 국경으로 집결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대전차 방어 무기가 러시아 전차부대의 진격을 방해할 수는 있지만 결국 이들을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C-17 수송기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차세대 경량 대전차 무기(NLAW)를 공급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NLAW를 공급하기로 했다"며 이 규모가 수천기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국은 2018년부터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12월에는 재블린을 포함해 2억 달러(약 2천400억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 지원을 승인한 상태다.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공항에 하역 중인 대형 녹색 컨테이너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우크라이나 최전방 수비대를 위한 탄약 등 2 91t 규모의 물품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유럽 발트 3국도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대전차·대공 미사일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무기 중 핵심은 대전차 방어무기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탱크를 막기 위한 주요 수단은 긴 포신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구경의 탄환과 포탄을 매우 빠른 속도로 발사하는 대전차포였다.
하지만 탱크는 갈수록 중장갑화됐고, 전차를 막기 위해 새로운 무기가 필요해졌다.
처음에는 M1 '바주카'처럼 어깨에 메고 탱크를 직접 조준해 발사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로켓을 쏜 뒤 이를 조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초기에는 미사일과 조종기를 유선으로 연결해 미사일을 조종, 탱크를 타격했다.
이 같은 유선 대전차 미사일은 1973년 아랍 연합군과 이스라엘이 대결했던 욤 키푸르 전쟁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다. 이집트 군인들은 소련의 유선 유도 미사일을 이용해 이스라엘 전차들에 큰 피해를 줬다.
그 뒤에는 유선이 아닌 무선 신호로 미사일을 조종해 탱크를 타격하는 미사일이었다. 이 무기 역시 사람이 직접 조종해야 하는 만큼 가시거리에 있는 목표물만 공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신 대전차 미사일은 사람이 조종하지 않고, 열화상 카메라와 같은 자동 유도 장치를 통해 스스로 전차를 찾아내 공격한다.
이런 대전차 미사일의 핵심은 탱크의 장갑이 가장 얇은 탱크 정수리를 공격하는 '톱 어택' 방식을 활용해 공격 효율을 높은 점이다.
재블린은 하늘을 향해 미사일을 쏘면 큰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 탱크 정수리로 떨어져 직접 타격한다. 반면 NLAW는 탄두를 아래로 향하게 한 뒤 거의 직선으로 날아가 탱크 정수리의 약 1m 위에서 폭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무기들로도 결국 러시아의 탱크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NLAW는 목표물이 800m 안에 들어와야 가능하며 재블린 역시 사거리가 2마일(약 3.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탱크에 들키지 않고 근접할 수 있는 산악이나 도시에서 싸워야 유리하다.
현대화한 전차들은 미사일에 있는 열 감지 장치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뜨거운 백린 연기 등을 뿜어낼 수 있다.
여기에 능동방어체계(APS)를 갖춘 전차들도 있다. 레이더를 이용해 날아오는 탄환을 감지한 뒤 미사일로 이들을 막는 방어 수단이다.
이스라엘 군대는 가자 지구에서 '트로피'라 불리는 APS를 탱크에 장착해 미사일과 수류탄을 막는 모습을 보여줬다.
민간 안보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벤 배리 연구원은 러시아 탱크 중 일부가 APS를 장착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런 전차를 선두에 세워 공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기 전문 잡지 '제인스 인펜트리 웨폰'(Janes Infantry Weapons)의 편집자인 아마엘 코틀라스키는 러시아의 전술을 볼 때도 대전차 개인화기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코틀라스키는 "러시아의 전쟁 방식은 집중 포격으로 적을 파괴한 뒤 보병과 장갑차로 생존자들을 소탕한다"며 "러시아는 그들의 탱크가 대전차 미사일 범위에 들어가기 훨씬 전에 집중 포격으로 대전차 미사일 부대를 제거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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