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회색지대 전술' 우려에 최전방 섬 실사격 훈련

입력 2022-02-16 14:47  

대만, 中 '회색지대 전술' 우려에 최전방 섬 실사격 훈련
中 민용기 '월경'에 대만 '대응 태세 떠보기' 의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최근 대만의 최전방 섬 상공에 중국 해경 소속으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진입한 사건이 발생하자 대만이 해당 지역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16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대만 군 당국은 다음 달 16∼17일 마쭈(馬祖)열도에 속한 섬인 둥인다오(東引島)에서 실사격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만군은 이번 훈련이 특정 대상을 겨냥한 것이 아닌 연례 방어 태세 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최근 둥인다오 상공에 중국 민용 항공기가 들어와 대만에서 중국군이 '회색지대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진행된다는 점에서 중국을 향한 경고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도발하는 전술을 뜻한다.
마쭈열도는 샤먼(廈門)시와 마주 보는 진먼다오(金門島)와 마찬가지로 대만 본섬과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중국 푸젠성 해안과 매우 가까운 대만의 최전선이다. 마쭈열도 중에서도 둥인다오는 특히 푸젠성 푸저우(福州)시와 거리가 16㎞에 불과할 정도로 중국에 가깝게 붙은 곳이다.
지난 5일 둥인다오 상공에 큰 굉음과 함께 미확인 비행 물체가 나타나 현지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당시 대만 군 당국은 해당 비행체가 중국에서 날아온 민간용 쌍발 프로펠러기였다고 밝혔다.
대만군은 15일 기자회견에서 해당 항공기가 중국 Y-12 기종으로 밝혀졌다고 추가로 공개하면서 중국 측이 대만 측의 방공 대응 태세를 시험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해당 항공기가 중국 해경인 해감(海監) 소속 해안 감시기로 추정하고 있다.
대만의 최전선인 둥인다오에는 톈궁(天弓)과 슝펑(雄風) 계열 미사일과 레이더 등 다층 대공 방어망이 구축돼 있지만 지난 5일 대만군이 군용기가 아닌 Y-12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만에서는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을 고도로 경계하고 대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옌팅(張延廷)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예비역 중장)은 중국이 향후 민항기, 무인기, 경항공기, 패러글라이딩 등을 이용한 '회색 지대 전술'로 대만군의 대응 태세를 계속 시험할 것이라면서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중 신냉전 시기에 접어들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정규 전력을 동원해서도 대만을 거칠게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되찾아야 할 자국의 일개 성(省)으로 간주한다.
중국은 작년 239일에 걸쳐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총 961대의 군용기를 투입했는데 이는 전년의 약 380대보다 급증한 수치였다.
특히 중국은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 연휴 기간인 작년 10월 1∼4일 군용기 총 149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는 전례 없는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여 대만 내 전쟁 위기감을 크게 고조시키기도 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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