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일촉즉발] 대러제재는 아직 '솜방망이'…미국의 다음 카드는

입력 2022-02-24 00:23  

[우크라 일촉즉발] 대러제재는 아직 '솜방망이'…미국의 다음 카드는
러 시중은행 제재시 확실한 타격 가능하나 글로벌 경제 파급효과 우려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에 대해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전날 발표한 국책은행 VEB와 PSB 등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도했다.
두 은행은 수출 금융뿐 아니라 각종 인프라 개발에 자금을 대고 있지만, 실제 러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을 제재 명단에 올린 것도 눈에 띌만한 효과는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게재되더라도 러시아의 특권층의 삶에 발생하는 특별한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알렉산더 가부에프 카네기 모스크바센터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특권층은 러시아 국내에서 왕족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며 "그들의 삶은 외부와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6천310억 달러(한화 약 752조 원)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외부 경제 제재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탄환을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확실한 카드로 스베르방크와 VTB 같은 러시아 시중은행에 대한 제재를 제안하고 있다.
시중은행을 제재할 경우 러시아 기업들은 외국으로 수출한 대금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는 금융시장의 패닉에 이어 주식시장 붕괴와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 정부가 쉽게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푸틴 대통령을 주저앉힐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로 평가되는 러시아 에너지 금수조치가 거론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러시아의 가장 큰 수입원인 에너지 수출을 막을 경우 러시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 서방 국가들도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 기술 부품 수출 통제도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미국의 카드 중 하나다.
다만 NYT는 러시아가 중국을 통해 제재를 회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 수준에는 미달하더라도 러시아에 기술 부품을 수출할 수 있고, 금융 거래의 경우에도 물밑에서 러시아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직했던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중국과 러시아는 복잡하고 정교한 전자거래와 교환 시스템을 개발했고, 어둠의 경로를 통해 거래 자체를 숨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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