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2월도 '뒷걸음'…디레버리징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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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2-27 06:09  

5대 은행 가계대출 2월도 '뒷걸음'…디레버리징 시작되나

5대 은행 가계대출 2월도 '뒷걸음'…디레버리징 시작되나

처음 2개월 연속 줄어들 듯…은행권 전체 초유의 '석달 연속' 감소 전망

예금이자 인상에 정기 예·적금은 1.1조원 증가

'연 10%대' 청년희망적금 닷새 만에 약 190만명 몰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김유아 기자 = 부동산 거래 부진과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면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역대 처음 2개월 연속 뒷걸음치고 있다.

은행권 전체로는 사상 첫 '석달 연속 감소' 기록도 예상되면서, 본격적으로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대로 예금이자 인상과 함께 정기예금·적금에는 계속 돈이 흘러드는 추세로, 정책 지원까지 더해진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당초 정부가 예상한 인원의 거의 5배인 약 190만명이 닷새만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 가계대출 2월 들어 1.5조↓…금리인상·주택거래부진에 주담대도 감소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6조956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보다 1조5천939억원 줄어든 것으로, 2월 말까지 불과 나흘 남았고 이 가운데 주말을 제외한 영업일이 이틀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월 말 잔액도 1월 말을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감소가 확정될 경우 1월(-1조3천634억원)에 이어 2개월 연속 내리막인데, 이는 사실상 역대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만의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연합뉴스 자체 집계 결과 2016년 이후로는 사례가 없고 한국은행 통계상 은행권 전체의 가계대출 두 달 연속 감소 기록도 작년 12월(-2천억원)과 올해 1월(-4천억원)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의 두 달째 감소세가 굳어지면,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은 역대 최초로 3개월(작년 12월, 올해 1·2월) 내리 뒷걸음칠 전망이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7천560억원 줄었고, 신용대출도 5천716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 인상과 주택 거래감소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감소세가 2월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5대 은행 가계대출·수신 추이

(단위:억원)

┌─────────┬─────────┬────────┬────────┐

│ │2022.1.31 │2022.2.24 │증감│

├─────────┼─────────┼────────┼────────┤

│가계대출 │7,076,895 │7,060,956 │-15,939 │

├──┬──────┼─────────┼────────┼────────┤

││주택담보대출│5,068,181 │5,060,621 │-7,560 │

│├──────┼─────────┼────────┼────────┤

││신용대출│1,370,421 │1,364,705 │-5,716 │

├──┴──────┼─────────┼────────┼────────┤

│저축성 예금 │7,013,261 │7,024,736 │+11,475 │

│(정기 예금·적금) │ │││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자료 취합

◇ 올해 정기 예·적금에 12.4조원 몰려

이처럼 은행 대출이 줄어드는 대신, 정기 예금에는 꾸준히 시중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5대 은행의 지난 24일 기준 저축성 예금(정기 예금·적금) 잔액은 702조4천736억원으로, 1월 말보다 1조1천475억원 불었다.

작년 12월 말(690조366억 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12조4천370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달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자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예금·적금 금리를 0.3%포인트 안팎 인상하면서 일부 수신 상품의 경우 금리가 4%대 중반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 '연 10%대' 청년희망적금, 정부 예상 5배 신청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0.1%포인트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 돈이 몰리는 현상의 대표적 사례가 청년희망적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요일별 '출생연도 5부제' 방식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 신청을 받은 결과, 5대 은행에서만 약 190만명의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저축장려금, 비과세 혜택 등을 지원하는 이 적금이 사실상 일반 과세형 적금 상품 기준으로 연 10% 안팎의 금리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 가입 자격을 조회하는 '미리보기' 신청만 5대 은행에서 약 200만건(중복 포함)에 이를 만큼 과열 조짐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조건이 맞지 않는 사람들은 가입 신청에서 빠졌지만, 미리보기를 신청하지 않은 청년 상당수가 더해지면서 불과 닷새 만에 가입 신청자 수가 190만명에 육박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당초 예상한 지원 대상자(약 38만명)의 거의 5배에 이르는 규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런 인기의 배경에 대해 "작년에는 (투자의 관심이) 부동산, 주식 시장 등에 쏠려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변하면서 이런 쪽(은행 예·적금)으로 관심이 다시 돌아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가계 소득 감소→실물자산 매각→주택가격 조정 가능성"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레버리지(차입에 따른 수익 극대화) 효과를 노린 가계대출 급증이 줄곧 경제·금융 위험의 뇌관이었지만, 그 반대 과정인 디레버리징이 대대적으로 빨리 진행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 타격, 급격한 디레버리징과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기 시작하는 임계치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45.9%로 분석했다. 작년 3월 말 평균 DSR은 36.1%다.

아직 가계의 전반적 채무상환 부담이 소비를 줄일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DSR이 만약 8%포인트 뛸 경우 저소득층, 청년층 대출자 가운데 27.7%, 19.7%는 소비 임계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한은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가계의 높은 실물자산 보유 비중, 고위험 가구 증가 등을 고려할 때 가계의 실질소득이 많이 감소할 경우 가계가 실물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주택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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