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라비다] '멕시코 집밥' 한국서 알리는 훌리안 "알리고픈 한식은 떡볶이"

입력 2022-03-01 07:22  

[비바라비다] '멕시코 집밥' 한국서 알리는 훌리안 "알리고픈 한식은 떡볶이"
"한식의 강점은 건강함…멕시코 음식은 다양한 맛이 매력"



[※ 편집자 주 : '비바라비다'(Viva la Vida)는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중남미에 거주하는 한인, 한국과 인연이 있는 이들을 포함해 지구 반대편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는 특파원 연재 코너입니다.]

(탁스코=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탁스코에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열린 제7회 한국문화제 한식 리셉션에선 잡채, 부대찌개 등과 더불어 큰 피망에 불고기를 채워 넣고 익혀 김칫국물로 만든 소스를 곁들인 요리도 등장했다.
한식과 멕시코 음식의 중간쯤인 이 요리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멕시코 요리사 훌리안 알레한드로 테예스 메르카도(34)가 선보인 것이다.
멕시코에 가족을 만나러 온 길에 한국문화제에 동참한 테예스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기선 퓨전 요리를 했지만 한국에선 멕시코 사람들이 먹는 '그냥 멕시코 음식'을 판다"고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요리를 즐겨 했다는 테예스는 멕시코 요리학교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호텔경영을 공부했다.
유학 중에 지금의 한국인 아내를 만났고, 아내에 함께 한국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지 벌써 10년째다.

멕시코 음식점을 열라고 권유한 것은 한국에 놀러 왔던 그의 아버지였다.
"처음엔 한국 사람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멕시코 요리를 중심으로 팔았어요. 미국식 멕시코 음식에 가까웠죠. 그러다가 점점 진짜 멕시코인들이 먹는 가정식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꽈리토마토, 치포틀레 등 구하기 쉽지 않던 재료도 구할 수 있게 돼서 점점 현지와 가까운 음식을 할 수 있게 됐죠."
토르티야에 소를 넣고 말아 소스와 먹는 엔칠라다, 고기를 넣고 푹 끓인 국물요리 포솔레 등 멕시코 '집밥'을 파는 테예스의 서울 연남동 식당은 제법 입소문을 탔지만, 그는 4배 넘게 오른 월세를 견디지 못하고 몇 년 만에 식당을 접었다.
현재는 강원도 강릉에서 멕시코 음식을 밀키트로 팔고 있는데 이국적인 맛을 찾는 한국인과 고향의 맛이 그리운 재한 멕시코인들이 반반씩 찾고 있다고 한다. 문화센터나 주한 멕시코대사관 등을 통해 멕시코 가정식 강연도 한다.

"맛있다고 단골이 되는 분들도, 낯설어하시는 분들도 다 '외국 맛'이라서 그렇다고 얘기하세요. 완전히 멕시코 스타일이라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는데 어른들도 잘 드시는 것이 신기했죠. 처음 한국 왔을 때와 비교해보면 한국인들은 외국 음식에 많이 마음을 연 것 같아요."
반면 멕시코인들은 여전히 외국 음식이 덜 개방적이라고 테예스는 말한다. 그래서 한식을 소개할 때도 멕시코 음식과의 유사점과 차이점 등을 설명해주며 홍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그는 조언했다.
떡볶이와 우렁된장찌개, 돔배기(토막 낸 상어고기)를 좋아한다는 테예스는 언젠가 멕시코로 돌아와 식당을 연다면 떡볶이집을 내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 파는 그의 멕시코 음식이 그렇듯 멕시코에서 파는 떡볶이도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려 타협하지 않고 진짜 한국식으로 할 생각이다.
"한식은 다양한 채소를 많이 써서 아주 건강한 음식이에요. 멕시코 음식은 옥수수를 메인 재료로 삼는데 메뉴마다 맛이 많이 다른 것이 매력이죠. 한국과 멕시코 음식의 장점을 서로가 잘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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