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홍콩 엑소더스'…이달에만 5만여명 떠나

입력 2022-03-18 10:23  

계속되는 '홍콩 엑소더스'…이달에만 5만여명 떠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로나19 강제 검사와 도시 봉쇄 우려 속에 '홍콩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홍콩 이민국(입경사무처) 자료를 인용, 이달 1∼15일 5만505명이 출국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한 규모다.
출국자에서 입국자를 뺀 순 출국자 수는 4만3천200명이다.
앞서 2월 한 달간 홍콩을 떠난 이는 9만4천305명이었으며, 입국자를 제외한 순 출국자는 코로나19 5차 확산 이후 최대인 7만1천354명이었다.
지난해 12월(1만6천879명)과 올해 1월(1만5천252명) 순 출국자 수와 비교해 2∼3월 순 출국자가 급등한 것이다.
SCMP는 "홍콩 엑소더스가 줄어드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국제이사업체 스위프트 리로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홍콩에서 이주하려는 문의가 전년 동기보다 50∼60% 증가했고 싱가포르와 태국 등이 이주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홍콩의 엄격한 방역 정책에 싱가포르로 아시아 본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또 JP모건이 홍콩이 도시 봉쇄에 들어갈 경우 하룻밤 사이 직원들을 싱가포르로 긴급 대피시키는 방안에 대해 연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입국 시 2∼3주 격리 정책으로 인해 홍콩의 국제금융 허브로서의 지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국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사람들의 인내심이 사라지고 있음을 매우 강하게 느끼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들이 홍콩의 고립된 상태에 대한 인내심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은 현재 입국자에 대해 14일 지정 호텔 격리를 명하고 있으며, 지난 1월 7일부터 미국·영국·캐나다·호주·필리핀·프랑스·파키스탄·인도 등 8개국에서 출발하는 여객기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람 장관의 발언은 입국자 격리 기간 축소와 일부 여객기의 운항 재개를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많은 이들은 더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길 기대한다고 SCMP는 지적했다.
10년간 홍콩에서 생활해 온 영국인 폴리(35) 씨는 애초 4월에 홍콩을 떠날 계획이었으나 홍콩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어린 자녀가 부모와 함께 지내지 못하도록 한 일이 문제가 된 후 일정을 앞당겨 15개월 된 아들, 남편과 함께 지난 1일 출국했다.
폴리 씨는 SCMP에 "홍콩은 내 집이고 계속 지내고 싶었지만 실망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는 느낌이고 그것은 몹시 지치게 한다"고 토로했다.
홍콩에서 10년째 헤드헌터로 일하는 워윅 피어먼드(51) 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람 장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사람들로 꽉 차는 지하철을 포함해 대중교통에는 아무런 제한을 가하지 않으면서 3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취하는 모순된 조치로 어떻게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픈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영국을 가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여객기 운항 금지와 격리 호텔 객실 부족 등으로 인해 몇 주간 홍콩에 못 돌아오게 된다며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이성적이라고 성토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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