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첫 해외 사업, 베트남 합작사 일방 통행에 '파행'(종합)

입력 2022-03-24 11:31  

호텔신라 첫 해외 사업, 베트남 합작사 일방 통행에 '파행'(종합)
신라모노그램 다낭 오픈…'소유주' 타인꽁, 파견 직원 한명도 안받아
품질 관리차 직원 현지 급파…"고객 불만시 브랜드 훼손 우려"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호텔신라의 첫 해외 진출 사업이 베트남 현지 파트너사의 일방적인 운영 행태로 인해 마찰음을 내고 있다.
24일 현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신라모노그램 다낭(Shilla Monogram Danang)의 소유주인 베트남 타인꽁 그룹은 지난 12일 호텔신라에서 파견된 직원이 한명도 없은 상황에서 소프트 오픈(부분 개장)을 단행했다.
당초 호텔신라는 베트남 10대 기업 중 하나인 타인꽁과 신라모노그램 다낭 운영을 맡기로 합의하고 지난 2019년 계약을 체결했다.
위탁 운영은 소유주가 호텔 경영 노하우가 있는 전문 브랜드에 운영을 모두 맡기는 방식이다.
따라서 브랜드를 빌려준 호텔에서 총지배인과 총주방장 등 핵심 인력을 파견해 객실 관리와 식사 등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는게 통상적인 위탁 운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힐튼과 메리어트 등 글로벌 고급 호텔 브랜드는 이같은 위탁운영 방식을 채택해 전세계에서 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신라모노그램 다낭의 경우 오너사인 타인꽁 그룹이 독자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면서 양사간에 모종의 갈등이 생긴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타인꽁은 호텔신라측에 직원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한편 현지 채용을 통해 호텔 운영 인력을 뽑았다.
현행 베트남 출입국관리법상 사업 목적으로 입국하려면 현지에 근거지를 둔 사업체가 반드시 해외의 유관 업체에 초청장을 보내줘야 한다.
호텔신라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타인꽁 그룹이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개장한 지 닷새 뒤인 지난 17일 총주방장을 포함한 인력 4명을 일단 무비자 형식으로 현지에 입국시켰다.
이들은 현지에 체류하면서 품질 관리에 나설 계획이지만 무비자로 입국했기 때문에 15일이 지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현재 호텔신라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고객 불만이다.
혹시라도 타인꽁 측의 미숙한 호텔 운영으로 인해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될 경우 이는 곧바로 '호텔신라'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만일 교민이나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이 호텔 신라 브랜드를 믿고 호텔에 투숙했다가 실망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호텔신라 관계자는 "타인꽁에 문의한 결과 직원 파견과 관련된 비용이 부담돼서 일단 독자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오는 6월에는 정식으로 직원 파견을 요청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사 협력 관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 관광객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서비스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지 여행업계는 타인꽁이 위탁 운영 계약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호텔신라측 직원을 한 명도 초청하지 않은 게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베트남 중부 꽝남성 동부해안의 농눅비치에 객실 309여개 규모로 들어섰다.
당초 지난 2020년 4월 초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실상 2년 가까이 오픈이 지연됐다.
호텔신라는 신라모노그램 다낭이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브랜드와 호텔 경영 노하우 수출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도모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집중적으로 홍보해왔다
호텔 설계부터 디자인, 운영까지 맡아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라는 점도 강조해왔다.
앞서 호텔신라는 지난 2006년 중국 쑤저우의 '진지레이크 신라호텔'을 위탁 경영한 적이 있지만 당시 브랜드는 빌려주지 않고 호텔 운영만 맡았었다.
현재 호텔신라는 고급 브랜드인 '더 신라'와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에 해외 진출 브랜드인 '신라모노그램'을 더해 3대 브랜드 체계 구축을 진행중이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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