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망원경 등장에 '분발한' 허블…129억 광년 밖 가장 먼 별 포착

입력 2022-03-31 11:01  

웹망원경 등장에 '분발한' 허블…129억 광년 밖 가장 먼 별 포착
90억 광년 밖 '이카로스' 기록 경신, 1세대 별 형성과정 연구 단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에서 약 129억 광년 떨어진 고대 별의 별빛을 포착했다.
이는 지금까지 포착된 개별 항성의 별빛 중 가장 멀리서 온 것으로 1세대 별의 형성 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관측으로 평가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에 따르면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의 댄 코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허블망원경을 통해 가장 멀리 있는 별을 포착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고대 영어로 '아침별'을 뜻하는 '어렌델'(Earendel)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별은 지난 2018년 허블이 찾아낸 가장 먼 별 '이카로스'(Icarus)보다 약 40억 광년 더 멀리 떨어져 있다.
빅뱅으로 시작된 우주의 나이를 약 138억년으로 볼 때 이카로스는 30%, 어렌델은 7%가 지난 시점에 존재한 별이다.
천체는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빛의 파장이 붉은색 쪽으로 치우치며 적색편이 값이 커지는데, 이카로스는 1.5, 어렌델은 6.2로 발표됐다.
어렌델이 발견된 거리에서는 지금까지 은하 내 성단 정도만 관측돼 왔다.
논문 제1저자인 존스홉킨스대학 천문학 박사학위 후보 브라이언 웰치는 "이 정도 거리에서는 은하도 수백만개의 별빛이 섞여 작은 얼룩처럼 보이는데, 어렌델이 포함된 은하는 중력렌즈 효과로 긴 초승달 모양으로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은하는 최대 134억 광년밖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연구팀은 어렌델이 태양과 비교해 질량은 적어도 50배 이상 크고 밝기는 수백만 배 더 밝은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아무리 질량이 크고 밝다고 해도 지구와 어렌델 사이에 거대한 은하단인 'WHL0137-08'이 놓여 어렌델의 빛을 굴절시키며 확대하는 중력렌즈 효과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빛이 도달하는데만 129억년이 걸린 곳의 별을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어렌델처럼 큰 질량을 가진 별이 대부분 하나 이상의 짝별을 갖고있지만 현단계에서는 쌍성계인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올여름부터 적외선으로 우주를 가장 멀리,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하면 어렌델이 진짜 별인지는 물론 광도와 온도 등을 측정해 별의 종류와 진화 단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어렌델은 우주가 별이 붕괴하며 무거운 원소로 채워지기 전에 형성된 별이라 구성 성분이 특히 큰 관심을 받고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금속 원소 없이 순수하게 수소와 헬륨 등으로만 구성된 별이라는 점이 확인되면 빅뱅 직후 만들어진 것으로 이론상으로만 제시돼온 제3그룹 별(Population III stars)의 첫 증거가 될 수 있다.
웰치는 "어렌델은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우주시대에 대한 창이 될 것"이라면서 우주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웹 망원경으로 어렌델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 별을 볼 수도 있을텐데, 웹이 어렌델의 거리 기록을 깨는 것을 보고싶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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