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멈춰선 인구 2천500만의 상하이

입력 2022-04-01 16:54   수정 2022-04-01 16:55

[월드&포토] 멈춰선 인구 2천500만의 상하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인구 2천500만의 초거대 도시이자 중국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가 멈춰 섰습니다.
전파력이 강력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의 만리장성식 방역망을 넘어서면서 전면 도시 봉쇄라는 극약 처방을 쓴 것입니다.
만우절인 1일 아침, 마치 거짓말처럼 상하이의 거리에는 인적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상하이가 지난달 28일부터 도시 전체를 반씩 나눠 4일씩, 총 8일간 봉쇄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새벽부터 제가 사는 황푸강 서쪽 지역의 봉쇄가 시작된 것입니다.



도로 주요 교차로마다 하얀 방역복을 입은 공안들이 배치돼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아주 가끔, 도로를 지나는 건 식료품과 의약품 같은 필수 물품 배달을 허가받은 배달원뿐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배달의 민족'과 같은 메이퇀, 어러머 등 배달 플랫폼에 속한 기사들이 빈사 상태의 도시에 생명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천만명이 넘는 가구가 집에 갇힌 지금,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한국 설날에 기차표 구하기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전날 밤 봉쇄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앱에서 먹을 것을 좀 주문해보려 했더니 역시나 배송원 부족으로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문구만 뜹니다.



아파트 단지 입구마다 통제선이 처져 응급 의료 상황 같은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외부로 나갈 수 없습니다.



답답한 주민들은 베란다 창가에 붙어 바깥을 하염없이 내다봅니다.



봉쇄 기간에는 집 문밖을 나갈 수 없습니다. 쓰레기도 현관문 앞에 두면 방역 당국의 지휘를 받는 '자원봉사자'들이 걷어가는 방식입니다.



방역 요원들이 이틀에 한 번 단지로 들어와 전 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하는데 이날이 유일하게 잠시의 '문밖 외출'이 허락되는 때입니다.



평소 같으면 체육 시간에 밖에 나온 학생들의 목소리로 시끌시끌하던 학교 교정도 조용하기만 합니다. 상하이의 전체 초·중·고교는 지난달 내내 등교를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입니다.



3월에만 중국에서는 9만여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중국은 우한 사태 때처럼 임시 의료·격리 시설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 그만큼 사태를 심각히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방역과 경제는 물과 기름처럼 조화하기 어려운 정책 과제입니다. 봉쇄로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도 멈춰 섰습니다.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봉쇄는 필연적으로 큰 경제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올해 목표한 5.5%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드문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는 데 치러야 할 대가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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