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군, '우크라군 도왔다' 이유로 일가족 몰살"

입력 2022-04-05 09:49   수정 2022-04-05 12:39

[우크라 침공] "러군, '우크라군 도왔다' 이유로 일가족 몰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외곽 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부차의 모토이즈힌 마을 숲속에서 시신 4구가 발견됐다. 이 중 올하 수첸코(51)와 남편 이고르, 아들 올렉산더 등 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올하는 마을 이장으로, 이들 일가족은 우크라이나군을 도왔다는 혐의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는 전했다.
러시아군은 숲 가장자리에 이들을 반쯤 묻고, 손과 얼굴 등은 흙 사이로 알아볼 수 있게 남겨뒀다.
멀지 않은 또 다른 마을의 한 건물 지하에서는 5구의 시체가 발견됐다. 한때는 지역 어린이 문화센터로 쓰였던 건물이었다. 바닥에서 발견된 이들은 민간인 복장 차림의 남성들로, 머리 또는 가슴에 총을 맞았다. 손은 등 뒤로 묶여 있었다.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들이 러시아군에 의해 인질로 잡혀 처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신을 옮기던 자원봉사자 블라드씨는 BBC에 "그들이 총에 맞는 소리를 들었다"며 "우리가 살아있는 게 행운"이라고 말했다.
블라드씨는 한 남성이 물을 얻으러 거리로 나온 아내를 부르며 쫓아 나오자 총성이 계속되는 것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남편과 아내는 죽은 채로 발견됐다.
이날 부차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러시아군이 무엇을 했는지, 러시아 연방이 평화로운 우크라이나에서 무엇을 했는지 여러분이 세계에 보여주길 바란다. 이들이 민간인이라는 점을 여러분이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 전쟁과 함께 함께 살 수는 없다. 우리 군이 매일 싸우고 있지만, 수백만 명의 목숨을 잃는 것은 원치 않는다. 그것이 우리가 러시아와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라고 BBC에 밝혔다.

현실은 부차 곳곳에서 집단 무덤에 대한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BBC는 한때 평화로웠던 이 도시에 대량 학살의 증거가 시간 단위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시민 최소 3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전히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이 많아 민간인 집단 학살이라는 비극은 부차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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