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4년만에 美핵무기 재배치하나…"핵벙커 개선 착수"

입력 2022-04-13 11:00   수정 2022-04-13 11:46

英, 14년만에 美핵무기 재배치하나…"핵벙커 개선 착수"
美 2023 예산안 '핵벙커 투자국' 명단에 영국 추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2008년 자국에 배치된 미국의 핵무기를 철수시켰던 영국이 14년 만에 재배치를 추진하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최근 2023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기재된 '특수무기' 보관을 위한 인프라 투자 진행국 명단에 영국을 추가했다.
해당 문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벨기에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터키 내 (핵무기) 보관 장소의 보안 조처와 통신체계, 시설 개선을 위한 3억8천400만 달러(약 4천700억원) 규모의 13개년 계획을 마무리 짓고 있다"고 기술했다.
현재 미국의 전략·전술 겸용 핵무기 B61 100기가량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5개 국가에 더해 영국에서도 핵무기 보관시설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처음 이런 사실을 알린 미국과학자연맹(FAS)의 핵정보 프로젝트 담당국장 한스 크리스텐슨은 "문건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해당 시설은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가량 떨어진 레이큰히스 공군기지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의 핵벙커에는 1990년대 한때 110기에 이를 정도로 많은 B61이 보관돼 있었으나, 미국은 2008년 반세기 넘게 영국에 배치돼 있던 핵무기를 전면 철수시켰다.
주요 핵보유국들이 핵 군축을 가속할 것이란 희망이 커지던 때였고, 당시엔 폭격기에서 투하되는 무유도 항공폭탄인 B61이 군사적 효용을 다했다는 비판도 거셌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러시아 등은 군축을 논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핵무기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B61도 유도 능력을 지닌 스마트 폭탄으로 개량됐다.
크리스텐슨 국장은 14년간 버려져 있던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 핵벙커가 B61의 최신 버전인 B61-12를 보관 운용할 수 있도록 개수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레이큰히스 공군기지는 B61-12 등 핵무기 운용능력을 갖춘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A가 4개월 전 유럽 최초로 배치된 장소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크리스텐슨 국장은 강조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실제로 미국이 영국에 핵무기를 즉각적으로 재배치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핵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해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취소하는 등 주의 깊은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당장 유럽 배치 핵무기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기 힘들어서다.
대신 미국은 유럽에 배치된 핵무기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보관장소를 늘려 전술적 유연성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은 자체적으로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은 작년 냉전 종식 후 처음으로 핵탄두 보유 수량을 260기로 40%가량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