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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과 다른 프랑스대선…대학생들 "차악 후보 선택 지쳤다"

입력 2022-04-15 09:06   수정 2022-04-15 09:30

20년전과 다른 프랑스대선…대학생들 "차악 후보 선택 지쳤다"
좌파 진영, 마크롱 싫지만 '극우' 르펜도 못 찍어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프랑스 파리에서 대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 중 한 명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해야 하는 현실에 환멸을 드러내고 있다고 14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대선 결선투표를 열흘 앞둔 이 날 프랑스 대학생들은 소르본대학 등 여러 대학 인근에서 "마크롱도, 르펜도 싫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더는 극우에 반대하는 유권자에 기대 승리할 것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소르본대 앞에선 수백명의 학생들이 선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소르본대 철학과 학생인 아나이스 재케마르스(20)는 "우리는 더는 덜 나쁜 후보를 고르는 데 지쳤다. 그것이 이 시위가 벌어진 이유다. 마크롱도 르펜도 싫다"고 말했다.
대선 1차 투표에선 모든 좌파 진영 후보들이 떨어졌다. 많은 학생은 르펜을 막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하기보단 기권할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학생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이 그동안 너무 우로 치우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란조끼 시위대에 강경 대응하거나 '이슬람 분리주의'를 차단하겠다며 이슬람 문화를 억압하는 법안을 추진한 것에 대한 반감이 컸다.
노란조끼 시위대는 2018년 유류세 인상 이후 불거진 반정부 시위대를 말한다. 운전자들이 사고에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노란 형광색 조끼를 시위에서 입고 나오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로부터 자국민들을 보호하겠다며 '이슬람 극단주의 방지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 법은 이슬람 종교 교육과 모스크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시앙스포대에 다니는 가브리엘 베르뉴(19)는 "나는 결선 투표에 기권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권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차 투표에서 3위에 머물러 결선에 떨어진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를 찍었다.
베르뉴는 "이번 선거는 신뢰를 잃었기에 투쟁을 다른 전선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라며 노동조합과의 연대투쟁 등을 거론했다.



전통적으로 프랑스 유권자들은 극우 후보에 대항하는 주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좌파 후보 지지자들의 이러한 거부감은 마크롱 캠프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매우 좁다. 마크롱 대통령이 5~10%포인트 앞선 가운데 때론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질 때도 있다.
학생들의 이런 반응은 20년 전 상황과 대조된다.
당시 르펜 후보의 아버지이자 극우 후보였던 장 마리 르펜이 장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었는데, 학생들이 주축이 된 전국적인 시위대는 극우인 장 마리 르펜을 막기 위해 시라크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선거에선 시라크 전 대통령이 큰 표 차로 낙승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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