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배송 지연에 타지서 기부한 채소 썩어

입력 2022-04-19 11:34  

상하이, 배송 지연에 타지서 기부한 채소 썩어
배달원 1만8천명인데 하루 배달물량은 180만건 달해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봉쇄가 3주째 이어지는 중국 상하이에서 식료품 부족난이 계속되고 있다.
19일 관영 중앙(CC)TV 등에 따르면 상하이 민항구 메이룽진에는 최근 지급된 정부 보급품 중 일부 주민에게 배달된 냉동 돼지고기가 비계가 과다하게 많은 등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하이 공안당국은 보급품 공급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와 납품업자 4명을 불량식품 판매 혐의로 입건하고, 시장 관리 당국에 조사를 통보했다.
타지에서 상하이에 보낸 구호물자가 배송 지연으로 부패하는 일도 생겼다. 익명의 한 네티즌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랴오닝성에서 상하이에 보내온 채소가 부패해 휴지통에 버려졌다"면서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 채소는 지난 14일 랴오닝성에서 보내온 구호물자로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상하이 주민들에게 배송됐다. 조사 결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면서 일부 채소가 썩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하이 주민들 사이에서는 직접 생필품 도매업자를 찾아 거주지 단위로 공동구매하는 자구책에 나서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공동구매를 담당하는 한 상하이 주민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정부가 우리에게 무료로 주는 식자재 꾸러미에는 보통 야채와 비스킷 같은 3∼4가지 기본 품목만 들어 있다"면서 "우리는 공동구매를 통해 소고기, 우유, 과일을 비롯해 새우 같은 해산물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이어 "이런 생필품은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임신부, 노인, 어린이에게 중요하다"면서 "의약품 등도 온라인으로 공동구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동구매를 알선하는 업자 가운데 일부가 독점적인 물류망을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상하이시는 "공동구매가 성행하면서 도매업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폭리를 취하는 중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개 역할을 통해 폭리를 취하는 행위에 대해서 추가 규제를 통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봉쇄가 제한적으로 완화된 지역에선 대형마트와 온라인 판매업체들이 영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수요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경제 매체 차이신은 영업이 허가된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의 직원 복귀율이 아직 30% 수준에 머무는 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이신은 "현재 대형마트와 온라인 판매업체에서 복귀한 직원 수는 봉쇄 초기인 이달 초보다 2.5배 늘었지만, 평소와 비교하면 3분 1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반면 온라인 수요가 늘면서 배송품 검사와 출고 등 업무가 밀리면서 오프라인 영업 재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상하이 내 배달원 수는 1만8천명으로 열흘 전보다 7천여명이 늘었지만, 상하이의 하루 배달 물량이 180만건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차이신은 전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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