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외딴 뱀섬 쟁탈전…"흑해 장악 요충지라서"

입력 2022-05-12 10:45   수정 2022-05-12 17:48

[우크라 침공] 외딴 뱀섬 쟁탈전…"흑해 장악 요충지라서"
"러시아군 방공망 구축시 흑해 서쪽 육해공 모두 통제 가능"
우크라뿐만 아니라 몰도바·루마니아도 미사일 사정권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상 즈미니(뱀)섬을 둘러싼 전투가 치열하게 이어지면서 이 곳의 전략적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는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뱀섬과 흑해 통제권을 둘러싼 전투' 제하의 기사에서 뱀섬의 역사와 최근 전황, 이번 전쟁에서 가지는 전략적 가치에 대해 조명했다.
0.18㎢ 크기에 불과한 바위섬인 뱀섬은 흑해 북서쪽 루마니아 해안에서 약 45㎞, 우크라이나 본토 남단에서 약 48㎞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옛 소련은 1948년 루마니아로부터 이 곳을 이양받은 뒤 레이더 기지로 활용했고, 루마니아도 1989년까지 소련 영향 하에 있으면서 이를 용인했다.
동구권 몰락 이후 우크라이나가 이 곳을 장악했고, 루마니아와 배타적경제수역(EEZ) 분쟁을 겪은 끝에 2009년 국제사법재판소 판결로 현재의 해양 경계선이 확정됐다.
러시아는 침공 직후 수 시간 만에 자국 기함인 모스크바함을 이곳으로 보낼 정도로 뱀섬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 군이 끊임 없이 뱀섬 수복을 노리고 있고 모스크바함까지 침몰됐지만 러시아가 아직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프는 러시아 군의 뱀섬 주둔지 강화가 우크라이나에 경제만이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주요 밀 수출항인 오데사 항이 봉쇄된 우크라이나에 뱀섬이 추가적인 최전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러시아 군이 뱀섬에 장거리 방공 체계를 구축한다면 우크라이나 해안을 타격할 비행 대대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며 "나아가 그들이 흑해 서쪽과 우크라이나 남부의 육해공을 모두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뱀섬을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넘어 몰도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루마니아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다.
러시아 군은 뱀섬을 통해 몰도바 내 러시아 영향권인 트란스니스트리아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영국 해군 전문가 조나단 벤담은 러시아의 S-400 미사일이 뱀섬에 배치될 경우 '커다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루마니아 역사학자 도린 도브린쿠는 만약 이 미사일이 배치된다면 오데사뿐만 아니라 나토의 남쪽 측면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루마니아뿐만 아니라 전체 동맹에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며 "러시아가 우리 영토 동쪽의 도시들과 병력을 파괴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마니아로서는 다뉴브 강 하구 및 흑해 항구인 콘스탄차가 위협을 받으면서 경제적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뱀섬을 통해 터키 포스포러스 해협으로 향하는 흑해 항로 통제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뱀섬 주변 바다에 석유와 가스 등 탄화수소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것도 이 곳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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