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생산·투자 추락…4월 피해는 '빙산의 일각'

입력 2022-05-16 14:39   수정 2022-05-16 14:41

中 소비·생산·투자 추락…4월 피해는 '빙산의 일각'
"우한사태 10배 심각" 경고에도 '제로 코로나' 더 심해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코로나19를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 등 여러 대도시를 봉쇄한 데 따른 대가가 예상보다 컸다.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충격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4월 중국의 생산과 소비 지표는 2020년 우한 사태 수준까지 추락했다. 가장 중요한 민생 척도인 실업률은 6%대로 급등했다.
그럼에도 중국 최고 지도부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할 방침을 천명함에 따라 중국 경제가 '봉쇄의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발표된 4월 주요 지표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 봉쇄로 받은 타격을 여실히 보여줬다.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11.1%, -2.9%를 기록했다. 중국이 극도의 불안과 혼란에 휩싸인 2020년 우한 사태 초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민생 안정의 핵심 지표인 실업률이 악화한 것도 중국 정부에는 크게 아픈 대목이다. 4월 도시 실업률은 전달의 5.8%보다 높은 6.1%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정한 올해 관리 목표 상단(5.5%)을 크게 웃돈다.
앞서 발표된 지표들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일부 확인된 바 있다.
4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전월(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3.9%를 기록해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또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7.7로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통화정책 탈동조화 등이 중국 경제가 직면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단일 변수로 간주되고 있다.
소비와 생산 지표의 동반 추락은 중국 당국이 최우선 순위 정책 목표로 정한 방역을 위해 경제를 희생시킨 데 따른 필연적 대가다.
공급망 전반의 마비로 큰 충격을 받은 자동차 생산은 4월 43.5%나 감소했다.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는 반도체 생산량도 반도체 산업 거점인 상하이 봉쇄 여파로 12.1% 줄었다.
지난 3월 28일부터 이날까지 50일 동안 사회가 거의 마비된 '경제수도' 상하이에서는 특히 봉쇄에 따른 경제 피해가 컸다.
극소수 사회 필수 인력을 뺀 2천500만 시민 대부분의 외출이 금지된 채 상하이의 공공기관, 상점, 은행, 공장, 건설 현장, 사무실, 체육시설 등은 두 달 가까이 운영을 중단 중이다.
상하이 외에도 중국에서 수십개 지역에서 전면·부분 봉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통계로 나타난 피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쉬젠궈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올해 중국 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경제 피해액이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15.7%에 해당하는 18조 위안(약 3천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이번 코로나 확산 사태의 심각성이 우한 사태 때의 10배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심각했던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일단 진정되어가는 추세지만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전면 또는 부분 봉쇄가 일상화하면서 경제 피해가 지속해서 누적되어가는 구조다.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은 올해 2분기에 코로나19 피해가 특히 클 것이라면서 경제성장률이 1분기 4.8%에서 2.1%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파도에 맞서 '정밀 방역'을 실험하던 상하이의 실험이 처참한 실패로 끝나는 것을 지켜본 중국 당국은 이제 극소수의 코로나 감염자만 나와도 해당 도시를 봉쇄해버리곤 한다.
인구가 2천만명 넘는 베이징의 경우 일일 신규 감염자가 100명 이내인 수준에서 여러 구역을 봉쇄하는 한편 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반복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출근하지 못하고 상점들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상시적 전수검사를 하는 데 들어가는 사회경제적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커졌다.
쑤저우증권은 중국의 30여개 대도시에서만 1년간 일상적 PCR 검사에 들어갈 돈이 1조7천억 위안(약 3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상하이 사태를 계기로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었지만 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지난 5일 '제로 코로나'에 관한 이견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뒤 중국의 방역 정책은 더욱 극단적 방향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일부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자국 경제가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것이라면서 경고음을 내고 있다.
쉬젠궈 교수는 올해 성장률 목표인 5.5%는 물론 2020년 성장률인 2.3% 달성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당장 경제를 냉각시키는 주된 원인은 사회적 자금 조달이나 통화정책 이슈가 아닌 코로나 예방 및 통제 정책에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정책이 경제를 망가뜨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정면으로 지적을 한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었던 황이핑 베이징대학 교수도 지난 14일 열린 포럼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할 때"라며 "많은 기업과 가계의 현금 흐름 문제가 나타나고 있어 (코로나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직접 지원할 더 많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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