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샘'에 맞선 중남미 국가의 반란?…내달 미주정상회의 삐걱

입력 2022-05-19 01:30  

'엉클샘'에 맞선 중남미 국가의 반란?…내달 미주정상회의 삐걱
개최국 미국의 쿠바·베네수엘라 등 배제 가능성 높고 비판 이어져
과테말라 대통령, 미국의 검찰총장 제재에 반발해 "회의 안 간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이 다음날 개최하는 미주정상회의에 중남미 정상들의 보이콧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미주지역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내달 6∼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9차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주정상회의는 미주 35개국 정상이 3∼4년마다 모이는 자리로, 미국에서 열리는 것은 1994년 1차 회의 이후 처음이다.
잠마테이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대사관 행사 자리에서 "미국이 날 초대하지도 않을 것 같지만,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불참 이유를 따로 밝히진 않았는데, 최근 검찰총장 임명에 대한 미국의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잠마테이 대통령이 지난 16일 마리아 콘수엘라 포라스 검찰총장의 연임을 발표하자, 미 국무부는 곧바로 포라스 총장과 가족들의 미국 입국 금지를 발표했다.미국은 포라스 총장이 부패 수사를 방해한다며 이미 지난해 그를 부패인사 명단에 넣은 바 있다.
과테말라 대통령에 앞서 다른 중남미 정상들의 미주정상회의 '조건부' 보이콧 선언도 이어진 바 있다.
미국이 반(反)민주주의 정권이라고 비판하는 쿠바와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3국을 초대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남미 좌파 정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온 것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가장 먼저 지난 10일 미주정상회의에 배제되는 국가가 있으면 멕시코에선 자신이 아닌 외교장관이 대리 참석하겠다고 말했고,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도 뒤를 이었다.
카리브해 일부 정상들도 쿠바 등이 초청받지 못하면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경우 회의에 참석하겠다면서도 미국을 향해 모든 미주 국가를 초청할 것을 요청했고, 시오마라 카스트라 온두라스 대통령도 "미주 모든 국가가 다 참석하지 않으면 미주정상회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직 초청장을 공식 발송하지 않은 미국 정부는 18일 멕시코에 대표단을 보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개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불참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도했다.
극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대놓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바이든 취임 후 두 정상은 아직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았다.
중남미 1, 2위 경제 대국인 브라질,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정상들이 줄줄이 불참하면 실패한 미주정상회의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트럼프 전 정권에서 소원해진 미국과 중남미와의 관계 재정립에 나서고 커지는 중국, 러시아의 중남미 영향력을 견제해야 하는 바이든 정부에겐 타격이 아닐 수 없다.
NYT는 최근 기사에서 "(미주정상회의) 보이콧 위협들은 미국이 오랫동안 큰 역할을 해왔던 미주 지역 내에서 자국의 이익을 증진하려는 바이든 정부에 닥친 어려움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계간지 '아메리카스 쿼털리'의 브라이언 윈터 편집장은 NYT에 "중남미 정부들은 미국이 더는 테이블 상석에 있지 않음을, '엉클 샘'(미국)이 초청자 명단을 일방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동등한 지위로 참여하는 정상회의임을 미 정부에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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