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내가 영국 득점왕"…새역사 쓴 '쏘니'

입력 2022-05-23 11:33  

[월드&포토] "내가 영국 득점왕"…새역사 쓴 '쏘니'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3일 0시(한국시간)에 시작한 손흥민(30·토트넘)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라이브로 시청하셨다면 여러분은 행운아입니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역사적인 순간을 실시간으로 목격했으니까요.
새벽 시청의 피로와 월요병이 대수겠습니까. 언제 봐도 기운 나는 소식을 사진으로 정리했습니다.


손흥민은 이날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 2021-2022시즌 EPL 최종 38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쳤습니다.
시즌 득점을 23골로 늘린 손흥민은 울버햄프턴전에 교체 출전해 1골을 넣은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EPL 공동 득점왕에 등극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프로축구 리그인 EPL에서 아시아인 득점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5대 빅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인이 득점왕에 오른 것은 손흥민이 최초입니다.
토트넘은 노리치 시티를 5-0으로 완파하고 4위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 겹경사를 맞았습니다.


단독 득점왕을 놓친 건 아쉽지만 전반만 해도 득점왕 자체가 불투명했습니다. 부담 때문인지 볼 터치 실수가 잦았습니다.
후반 15분에는 '단짝' 해리 케인의 패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노리치 시티 골키퍼 팀 크룰의 선방에 가로막혔습니다.
2분 뒤에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습니다.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골키퍼를 제치고 빈 골문을 향해 달려가던 손흥민에게 패스했습니다.
하지만 패스가 수비수에게 막히면서 손흥민은 공이 아닌 몸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줄잡아 4차례나 득점 기회를 놓친 손흥민은 허탈한 웃음을 짓습니다. 이때만 해도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에 먹구름이 끼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손흥민에게 패스 안 한다고 국내 축구 팬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던 루카스 모라가 후반 25분 결정적인 순간에 이타심을 발휘합니다. 모라의 원터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골대 오른쪽에 꽂아 넣었습니다.



22호 골을 넣은 손흥민은 내친김에 한 골을 더 넣었습니다. 후반 30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감아 찬 슈팅이 크게 휘며 노리치 골대 오른쪽 상단에 꽂혔습니다.
기뻐하는 손흥민을 토트넘 동료들은 번쩍 들어 올립니다. 팀원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득점왕 등극은 어려웠을 겁니다.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에 절대적인 지분을 가진 '영혼의 듀오' 케인의 축하가 빠질 수 없겠죠.


팀원들이 손흥민을 들어 올리며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는 모습에서 진한 동료애가 느껴집니다.


손흥민은 경기 후 EPL 사무국이 수여한 골든 부트(득점왕)를 받았습니다.
올 시즌 EPL로 복귀한 자신의 '우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8골·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5골을 더 넣었습니다.
페널티킥 없이 오로지 필드골로만 23골을 터뜨렸습니다.
손흥민은 "어릴 때부터 꿈꾸던 것이 현실이 됐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월드 클래스'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일 겁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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