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韓중심으로 모빌리티 현재-미래 챙긴다…美투자액의 5배

입력 2022-05-24 15:58  

현대차그룹, 韓중심으로 모빌리티 현재-미래 챙긴다…美투자액의 5배
현대차그룹 3사, 2025년까지 63조원 투자…기존 산업에 38조원 투입
"고객-부품사 지원"…국내외 투자 시너지로 앨라배마 넘는 '서배너 효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대차그룹이 미국 등 해외 투자에 이어 국내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산하 3사인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는 24일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총 63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대미(對美) 투자액 105억달러(13조4천억원)의 5배에 가까운 금액으로, 그룹의 미래사업 허브(중심지)가 한국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투자액의 절반 이상은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투입되는데 이는 미래차로의 전환기 속에서 기존 고객과 국내 부품사 챙기기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공장 신설 등 전동화에 투자…로보틱스 등 신산업도 속도
먼저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전동화와 친환경 산업 분야에 2025년까지 총 16조2천억원을 투입한다.
이에 따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이 추진된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부품과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전동화와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또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2025년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에서 개발될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 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플랫폼 'eS'를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 예다.
아울러 2025년까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천기도 구축할 예정이다. 배터리, 충전, 그리고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분야에서 신사업이 추진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을 위해서도 8조9천억원을 투자한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등의 모델과 기술을 개발해 실증화에 나서고, AAM 부문에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과 핵심 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에 주력한다.
커넥티비티 부문에서는 차량 제어기술 무선 업데이트(OTA), 제어기 통합, 서버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리던던시(이중안전기술) 시스템 등 레벨4 요소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이외에 로보라이드 등 로보택시와 로보셔틀은 상용화에 대비한 도심 실증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



◇ 기존산업에 38조원 투입…"고객·부품사 다 챙긴다"
이번 투자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내연기관차 상품성 강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가장 많은 38조원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기존산업 기반 위에서 미래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고객과 부품 협력사들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전환 등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에서 고객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국내 연관산업의 안정적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제품의 라인업을 최적화하고,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차의 부품 품질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장비·설비 증설,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이를 통해 생산과 판매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기반시설과 보완 투자 등 시설 투자도 병행된다.
이와 같은 투자는 전통화 체제로 전환하는 부품사들이 미래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예상했다.



◇ 국내·해외투자 시너지로 '앨라배마 효과' 넘는 '서배너 효과' 기대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국내 투자가 앞서 발표된 해외 투자와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생산거점이 결국 그룹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켜 판매를 늘리고, 결국 국내 생산 증가와 부품산업 활성화로 이어지는 '앨라배마 효과'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 105억달러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55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 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공장을 설립하고, 로보틱스와 UAM 등에 5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해외 투자 역시 국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05년 미국 앨라배마공장 가동 전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5.1%에 불과했지만, 가동 후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7.9%까지 올랐다.
완성차 수출액도 같은 기간 203억6천만달러에서 363억8천만달러로 79% 증가했다. 특히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가 현대차와 함께 미국에 진출했고, 이들 업체의 평균 매출액과 자산규모는 각각 3.3배, 3.7배 커졌다. 국내 부품의 대미 수출액도 488.3% 증가했다.
이러한 효과는 국내 생산과 고용에도 선순환을 일으켰다.
2004년에는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량이 269만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02만대로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두 그룹의 고용인력도 8만5천470명에서 10만7천483명으로 26% 늘었다.
이에 따라 조지아 전기차공장이 완공될 경우 앨라배마를 뛰어넘는 '서배너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조지아주 전기차공장의 생산능력을 활용해 현재 5%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2030년 1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그 효과는 기존 앨라배마공장에 따른 내연기관차의 시장 점유율 상승분(3%포인트)을 넘게 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부품 생산의 원천기술은 국내 기업들에 있기 때문에 여러 부품 기업들의 부가가치 창출은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에도 당연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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