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낼 줄 알았는데"…후판·러시아 리스크에 발목잡힌 韓조선

입력 2022-05-29 11:21  

"흑자 낼 줄 알았는데"…후판·러시아 리스크에 발목잡힌 韓조선
상반기 후판가도 10만~15만원 올라…러시아 계약 미이행 가능성도 제기
카타르 대량발주 시작돼 전망 나쁘지 않아…"지나친 위기감 조성 경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해부터 시작된 '슈퍼사이클'(초호황)로 올해 하반기 흑자가 예상됐던 조선업계가 최근 후판 가격 상승과 러시아발(發) 리스크로 고전하고 있다.
다만 이번 달부터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발주가 개시될 것으로 보여 국내 조선업계가 이를 계기로 분위기 전환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29일 철강·조선업계에 따르면 두 업계는 최근 선박용 후판 공급 가격을 t(톤)당 10만∼15만원 올리는 것으로 합의하고 올해 상반기 협상을 마무리했다.
후판은 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제조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후판가가 지난해 t당 50만원 인상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익성 개선을 노리던 조선업계는 또다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국내 '빅3' 업체인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이러한 후판가 인상을 염두에 두고 지난 1분기 1천억∼4천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했고 결국 모두 적자를 냈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러시아 선주의 계약 미이행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조선업계에 드린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10월 러시아 선주로부터 수주한 LNG 운반선 3척 중 1척을 계약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중도금이 기한 내 입금되지 않은 것이 해지 이유로, 금액은 3천300억원 정도다.
현재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해 건조 중인 LNG선은 총 7척이다.



하지만 곧 카타르의 대량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희망은 남아있다는 것이 국내 조선업계의 전반적 전망이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2020년 6월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슬롯 계약은 신조(새 선박)용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으로, 규모만 190억달러(약 24조원)에 이른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현재 7천700만t 정도인 LNG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1억2천60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LNG를 실어나를 운반선이 대거 필요해 한국, 중국 조선업체의 도크를 앞서 예약한 것이다.
한국 업체보다 먼저 계약을 맺은 중국 후둥조선에 이미 발주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중 카타르에 LNG선을 공급할 선주사와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도 뒤이어 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원자잿값과 신조선가 상승으로 인해 2020년 당시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빅3'가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후판 가격은 2년 전 대비 2배 상승했고, 17만4천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가격도 1억8천600만달러에서 2억2천600만달러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건조 특성 등을 고려하면 실보단 득이 크다는 입장이다.
계약에 원자잿값 상승을 고려한 연동 조항이 삽입됐고, 같은 선박을 여러 척 수주하면 설계 한 번에 연속 건조가 가능해 수익성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선주와 계약한 10조원이라는 수주 금액이 날아갈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 역시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현재의 위기 타개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상황에서 과도한 위기감 조성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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