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생활물가에 영국 무료급식소 '북적'

입력 2022-05-29 15:40  

천정부지 생활물가에 영국 무료급식소 '북적'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고물가 행진에 선진국서도 생계난 계층 늘어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코로나19와 뒤이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세계 에너지·식량 가격이 폭등하면서 선진국 영국에서도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무료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북부 웨스트요크셔주 브래드퍼드 중앙 무료급식소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2배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2019년부터 무료급식소 배급에 의존했고 지금은 이곳에서 자원봉사도 한다는 칼 캐럴(33)은 "내가 자원봉사를 시작한 후 무료급식을 받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각종 요금 등을 다 내고 나면 겨우 40파운드(약 6만3천원)밖에 남지 않는다"며 "많은 가정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슈퍼마켓에서 일하던 사이먼 잭슨(43)은 정부로부터 장기 질병 수당을 받는 동시에 2월부터 급식소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요즘은 정말 힘든 시기로, 생활비가 치솟아서 무료급식소를 더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이런 급식소야말로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매달 각종 지원금으로 약 900파운드(약 142만원)를 받는 그 역시 여러 청구서에 돈이 빠져나가고 나면 식비가 거의 남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계속되는 각종 물가 상승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가가 뛰고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이 차단되면서 밀과 옥수수 등 곡물 가격도 급등했다.
각국 소비자물가가 수십 년 만에 최고로 오른 데 이어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에너지·식량 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리랑카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들어가는 등 취약국들이 크게 휘청이는 가운데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생활고를 호소하는 계층이 늘어난 것이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4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9% 뛰었다. 이는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로, 3월(7%)보다 훨씬 높다.
영국의 4월 물가 상승률은 독일(7.4%), 프랑스(4.8%) 등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았다.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면서 영국인들의 생활도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위기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무료급식소 이용 급증 추세라고 AFP는 설명했다.
자선단체인 트러셀 트러스트는 지난해 1천400곳 넘는 기관에 210만개 넘는 음식 상자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음식 상자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14% 늘었다.
영국 정부는 10월 에너지 요금 대폭 인상을 앞두고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150억파운드(약 23조7천억원) 규모의 새로운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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