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러시아, 북극항로 이용 확대…원유·가스 수출에 활용

입력 2022-06-01 16:34  

서방 제재 러시아, 북극항로 이용 확대…원유·가스 수출에 활용
5월까지 1천300만t 운송…북극 항로 프로젝트 추진
원자력 추진 경량 선박 건조, 항만 인프라 구축 노력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 제재 후 러시아가 원유·원자재 등 운송 통로로 극동으로 향하는 북극해 항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 극동 매체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북극해 항로(NSR·Northern Sea Route)를 통한 해상 운송량은 1천300만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 해 기록한 북극해 항로 전체 운송량(3천500만t)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매년 혹한으로 바다가 두껍게 얼어 항해가 불가능한 1∼3월 초를 제외하고 실제 선박 운항이 가능한 약 2개월여 기간만에 이런 운송량을 기록한 것은 작년을 상당히 웃도는 추세로 보인다.
또 현재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는 북극해 항로에 속하는 추코트카 자치구로 장비와 건설 자재 등을 실어나르기 위해 선박 2척이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올 한해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항에서는 모두 16차례에 걸쳐 북극해 항로를 따라 추코트카 지역으로 석유 등을 운송할 예정이다.
극동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추코트카 지역으로의 항해는 모두 21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양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연합(EU)이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까닭에 러시아가 원유·천연가스 수출을 아시아·아프리카 등지로 확대하기 위해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북극해 항로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의 북극해 항로는 북극권 카르스키예 해협(Kara Strait)에서 추코트카 자치구의 프로비데니야만(Providence Bay)까지 약 5천600㎞에 이른다.
북부 시베리아 지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등을 다량으로 생산하는 러시아는 북극해 항로를 성공적으로 개척하면 기존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등지로 공급망을 확충할 기회를 얻게 된다.
또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일반 화물 운송 기간도 상당히 단축할 수 있다.
러시아 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동부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북극해 항로로 항해를 할 경우 거리는 1만4천280㎞다.
이런 까닭에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기존 항로보다 북극해 항로를 활용하면 항해 거리를 40%가량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가 열리자, 북극 지역은 근래 들어 새로운 국제사회 경쟁지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보다 앞서 수십 년 전부터 북극해 항로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이 발간한 '러시아의 북극항로 개발 되짚어 보기'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1978년 5월부터 2척의 쇄빙선이 북극해 항로에서 정기적인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해당 항로가 국제노선으로 개방된 시점은 1991년으로 알려졌다.
1998년 140만t에 불과하던 북극해 항로 운송량은 해마다 늘어 작년에는 3천500만t 정도까지 증가했다.
작년 한 해에만 모두 1천812척의 선박이 북극해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해 항로 운송 품목은 원유·정유 제품, 액화천연가스(LNG)·가스 농축액,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러시아의 목표는 북극해 항로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연중 운항이 가능한 기간을 계속해서 늘려가는 것이다.
현재 북극해 항로 항해 가능 기간은 1년에 5∼7개월 정도로 알려졌지만, 러시아는 단계적으로 8∼10개월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혹한의 날씨로 두껍게 언 얼음을 깨고 나갈 수 있는 쇄빙선은 필수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는 지난해까지 '시베리아' 등 모두 6척의 원자력 추진 쇄빙선을 투입했다.
2026년에 취항 예정인 또 다른 원자력 추진 쇄빙선 3척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발트해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2027년에는 첨단 원자력 추진 쇄빙선 '러시아'(Russia)도 선보일 예정이다.
북극해 항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러시아는 2035년까지 이 항로의 운송 물량을 연간 2억5천만t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원자력 추진 경량 선박을 건조하고 무르만스크, 캄차카 등지에 항만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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