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코로나 봉쇄에서 벗어난 상하이

입력 2022-06-02 17:42   수정 2022-06-02 17:43

[월드&포토] 코로나 봉쇄에서 벗어난 상하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가 봉쇄 두 달 만인 1일 코로나 봉쇄에서 벗어났습니다.
2천500만 시민들은 봉쇄 해제의 순간 각별한 기쁨과 해방감을 느꼈지만 오랜 봉쇄로 만신창이가 된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힘겨운 싸움은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봉쇄가 풀리면서 일견 상하이 거리는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황푸강변 와이탄 앞 도로에도 차량이 다시 달리고, 상하이의 최고 번화가인 난징둥루 거리도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일상은 봉쇄 전과 같지 않습니다. 62만명이 감염된 우한 사태보다 더 심각했던 상하이 사태를 겪고 나서 중국은 탐지가 어렵고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확산을 사전에 막겠다면서 소위 '코로나 상시 검사 체계'라는 것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에 가려면 사흘 안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증명서를 요구하는데 검체 채취 후 결과가 나오는 공백 시간을 고려하면 출퇴근 등 경제생활을 하기 위해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상하이에만 소규모 검사소가 수만개 설치됐지만 검사를 받으려면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기가 일쑤입니다. 중국이 극단적 봉쇄를 통해 상하이 코로나 확산 사태를 잠재웠지만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1일부터 봉쇄가 풀려 이른바 '전면적 정상화'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전철과 도로는 평소보다 크게 한산합니다. 아직 준비 부족으로 직원들을 정식으로 출근시키지 못하는 사무실, 공장, 상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음식점들도 서서히 영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아직은 문을 열지 못한 곳도 많습니다. 어렵게 문을 연 곳도 아직은 배달이나 테이크 아웃 영업만 할 수 있어 정상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시민들은 길게는 석 달 동안 머리를 깎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미용실부터 찾아갔습니다.



매장 안으로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된 동네 작은 슈퍼마켓들은 이제야 물건을 제대로 들여 채워놓습니다. 두 달에 걸친 봉쇄 이후 운영을 정상화하기까지 많은 가게가 못 팔게 된 상품을 버리고 새 물건을 채워 넣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1년 내내 충성도 높은 수많은 중국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난징둥루 입구의 애플 매장도 아직은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인터넷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하는 택배 서비스는 점차 회복되고 있습니다. 상하이 주민들이 봉쇄 전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을 최근에야 받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경제 정상화가 한창 추진되고 있지만 피해가 너무 막심해 아예 사업을 재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상하이의 공식 봉쇄는 두 달이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봉쇄가 석 달이 이상 지속된 곳도 있어 많은 자영업자는 도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되는 한 여행업처럼 앞날이 계속 어두운 서비스 업종이 많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였지만, 중국의 각 지역 간 장벽이 높아져 특정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려면 2주 이상의 격리를 각오해야 합니다. 이런 탓에 여행은 물론 출장 같은 긴요한 이동 수요도 크게 억제돼 운송, 여행 업계는 심각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상하이 사태를 계기로 큰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천문학적 비용을 치른 상하이 봉쇄로 중국은 일단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많은 중국인의 마음속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포장된 '제로 코로나'에 관한 의구심이 커졌습니다. 게다가 감염자 수 줄이기에만 혈안이 된 막무가내식 봉쇄 정책으로 주민들의 당과 국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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