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 중재로 이스라엘과 접촉면 넓혀…관계 정상화 '속도'

입력 2022-06-07 15:08  

사우디, 미 중재로 이스라엘과 접촉면 넓혀…관계 정상화 '속도'
홍해 섬 영유권·민항기 영공 통과 협상하며 기업인 입국 허용
이·팔 분쟁 해결 관건…미,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개선 압박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관계 수립을 염두에 두고 점진적인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홍해의 요충지인 티란 섬과 사나피르 섬의 영유권을 사우디에 완전히 넘기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협상에는 이스라엘 민항기의 사우디 영공 통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우디가 이스라엘 국적자의 입국 금지를 완화해 이스라엘 기업인들이 연이어 방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접촉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수교를 지지하는 국내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작년 7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사우디 국방차관 칼리드 빈 살만 왕자는 사석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결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으며 특히 30세 이하가 수교를 지지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실제 수교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정치, 군사, 경제 분야에서 단계적인 접촉이 이뤄지면서 양국의 갈등관계를 종식하기 위한 오랜 노력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을 선포한 직후 사우디를 포함한 아랍국가들의 공격을 받아 1차 중동전쟁을 치렀고, 사우디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양국은 수십년간 비공식 관계를 유지했으며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국가가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약'을 체결한 뒤로 더 가까워졌다.



양국 당국자들은 이제는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느냐는 기정 사실이라며, 중요한 건 그 시점이라고 말한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다"며 "우리의 이해관계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지난 3월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함께 추구할 이해관계가 많은 잠재적 동맹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 전에 해결해야 할 몇 현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안 중 하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이스라엘과 우리, 이스라엘과 지역 간 완전한 관계 정상화는 엄청난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그런 혜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 당국자들은 팔레스타인 분쟁이 종식되기 전이라도 정상화를 향한 점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것에 반발한다.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는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라이벌이다.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은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과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로 소원해진 미국과 관계 회복에도 도움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의 인권침해에 관대하다는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개선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