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현대차 "복합위기 대비"…경영전략회의 잇따라 개최

입력 2022-06-15 12:16  

삼성·SK·LG·현대차 "복합위기 대비"…경영전략회의 잇따라 개최
'고환율 효과는 옛말'…부작용이 더 커
하반기 실적 전망 불투명… 메모리 가격 하락 전망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박성민 김기훈 김철선 기자 = 한국 경제가 고물가·고환율·고금리·저성장 등 복합위기에 빠지면서 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원유 및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공급망 불안도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극적인 협상 타결로 일단락되면서 한시름 덜기는 했지만, 기업 경영을 둘러싼 환경은 온통 안갯속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 경제도 흔들리고 있어 기업들은 기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수출 기업들은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고환율·고물가와 맞물리면서 부작용이 더 크다고 우려한다.
한 대기업 임원은 15일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가 얼어붙고, 수요가 줄 가능성이 크다"면서 "비상 경영 선포까지는 아니지만, 하반기 실적이 상당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경영전략회의 잇따라 개최…"경제상황 위중"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잇따라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현재의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사업계획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삼성전자[005930]의 IT·모바일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오는 21∼23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27∼29일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차례로 연다.
2년 만에 열리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로,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법인장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계속되는 공급망 위기와 운송비 및 원가 상승, 전 세계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 등 경영 환경과 시장 상황에 대한 점검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달 17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상반기 최대 전략회의인 '2022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최태원 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해 넷제로(Net Zero, 탄소중립) 추진 현황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점검에 나선다.
이번 회의에서 환율 등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관계사 또는 산업군별로 기업가치를 높일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005380]는 7월 한국에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어 권역별 전략 및 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한다.
LG그룹은 지난달 30일부터 계열사별로 전략보고회를 열고 있다.
모 기업 관계자는 "현재 경제 상황이 위중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계열사별로 위기감을 느끼고 중장기 계획을 조정하거나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 수출기업 "고환율 효과는 옛말…부작용 더 커'
기업들은 특히 환율과 유가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우리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원화 표시 매출액이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효과는 과거처럼 크지 않다는 것이 기업들의 설명이다.
수출이 주력인 자동차·조선·가전 등의 경우 단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겠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을 지어 현지 생산과 판매를 늘리고 있어 환율 영향을 덜 받는 측면도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국내에서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지만, 미국에도 공장이 있기 때문에 아주 좋지만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1.6%)이 환율 급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으로는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 비용 증가'(68.7%)를 가장 많이 꼽았다.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었다'고 답한 기업은 17.5%에 불과했다.



◇ 하반기 실적 전망 불투명…메모리 가격 하락 전망
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실적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국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도 최근 복합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은 2분기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이후 실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증권가의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매출은 78조6천425억원, 영업이익은 15조3천95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은 23.51%, 영업이익은 22.51%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매출은 역대 최대를 달성하게 되고,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매출 14조3천83억원, 영업이익 4조602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각각 38.62%, 50.68%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이들 기업의 실적을 이끄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거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고,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치를 밑돌아 반도체 주문이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와 4분기 D램 가격 변화율을 종전 -3%와 1%에서 -4%와 -7%로, 낸드 가격 변화율을 1%와 0%에서 -3%와 -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경우 세계 경기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로 서버 업체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수요가 부진해지면 메모리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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