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연준 풋' 구제책 없다"…美증시 투자심리 위축 심화

입력 2022-06-17 14:57  

"이젠 '연준 풋' 구제책 없다"…美증시 투자심리 위축 심화
"통계상 약세장 진입 후 평균 14% 더 떨어져…103일 후 바닥"
"대기업 3천곳 중 167곳, 시총이 보유 현금보다도 작아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과거 급락장과 달리 이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가를 떠받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9,927.07로 2.42% 떨어져 1년 5개월 만에 30,000선을 내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5%, 나스닥 지수는 4.08% 각각 급락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는 지난 1월 5일 역대 최고점에서 19% 내려와 약세장(베어마켓) 진입을 앞둔 상태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전고점 대비 24%, 34%나 빠진 상태다.
미국 증시는 코로나19 확산 초반인 2020년 상반기에도 30% 넘게 빠진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연준이 돈 풀기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고, 시장도 주가가 내려가면 연준이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덕분에 S&P 500 지수는 2020년 2월 19일 3,386.15에서 3월 23일 2,237.4까지 밀렸지만, 그해 8월 하락장을 만회하는 V자 반등을 그린 뒤 올해 1월 3일 4,796.56까지 찍는 역대급 상승세를 탔다.
시장에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속해온 유동성 공급 흐름 속에 증시가 어려울 때마다 연준이 금리 인하 등 구제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오랫동안 널리 퍼졌다.
이는 투자자가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이고자 매입하는 '풋옵션'에 빗대 '연준 풋'(Fed put)으로 불린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재임 시에는 '그린스펀 풋'이, 벤 버냉키 전 의장 당시에는 '버냉키 풋'이란 말이 각각 유행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그때와 다른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최근의 주가 하락 자체가 직접적으로는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서 비롯된 면이 크기 때문이다.
연준은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40여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이제 성장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물가 안정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도 이러한 '연준 풋'에 대한 기대를 수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입장을 고수해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5일 0.75%포인트 금리 인상('자이언트 스텝')을 발표하면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당분간 '파월 풋'은 기대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1981년 기준금리를 19%까지 올리는 충격요법으로 물가를 잡은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의 전례를 따르려 할지 주시하고 있으며, 파월 의장과 연준이 경기후퇴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도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머피 서스쿼해나파이낸셜그룹 파생상품 대표에 따르면 1945년 이후 12번의 S&P 500 지수 약세장을 분석한 결과, 전고점 대비 20%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한 뒤에도 평균 14% 추가로 떨어졌고 103일이 지난 뒤에야 바닥을 쳤다.
코로나19 이후의 유동성 장세, 새로운 자산군인 가상화폐의 유행 등 이번 약세장만의 특징이 있긴 하지만, 통계를 기반으로 보면 아직 바닥을 찍으려면 몇 달 더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미국 대기업 상위 3천 곳의 주가로 만든 러셀 3,000 지수 종목 가운데 16일 종가 기준 167곳의 시총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보다도 작아 주가가 저평가 국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 월간 기록 165개를 뛰어넘은 수치라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특히 여기에 미국 주요 항공사와 바이오기업 주식 등이 포함되며,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수 편입 종목 370개 가운데 110개나 이러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날 러셀 3,000 지수는 3.5% 하락하며 202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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