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홍콩 주권반환 기념식 참석…'전면 통치권' 강조할듯(종합)

입력 2022-06-25 17:25  

시진핑, 홍콩 주권반환 기념식 참석…'전면 통치권' 강조할듯(종합)
직접 오면 반정부시위 후 첫 홍콩 방문…'화상 참석' 추측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에서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후 처음으로 현지를 찾을 전망이다.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홍콩의 선거제를 뜯어고치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방문하는 것이다.
시 주석은 홍콩에서 '홍콩은 중국 땅'임을 강조하고, 중국의 해당 조치들 이후 홍콩이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25일 시 주석이 다음 달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 대회와 홍콩 특별행정구 제6기 정부 출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홍콩을 찾으면 2020년 1월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벗어나는 것이자, 2019년 반정부 시위 후 처음으로 홍콩을 찾는 것이다.
전날 일일 신규 감염자가 1천860명 보고되고 고위 관료들도 확진되는 등 다시 확산 추세인 홍콩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시 주석의 홍콩행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그 사이에서 홍콩 문제를 둘러싼 서방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 주석은 홍콩의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현지에 대한 중국의 전면적 통치권을 강조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5년간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기에 홍콩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할 국가 지도자의 중요한 연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거 중국과 영국은 1984년 체결한 '중·영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을 통해 홍콩이 1997년 중국 반환 이후로도 50년 동안 현행 체제를 유지하고,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입법, 사법, 행정, 교육 등의 분야에서 자치권을 인정한다는 일국양제에 합의했다.
서방에서는 중국이 이 약속을 깼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민주 진영 정치인과 활동가를 중심으로 186명이 체포되고 민주 진영 여러 단체와 언론이 문을 닫으면서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베이징을 찾은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인과의 면담에서 "지난 25년간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일국양제는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 원칙을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이행한다는 중앙정부의 결심은 흔들린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에서는 일국양제가 유명무실해졌다고 비판하지만, 시 주석은 이의 성공을 주장하며 앞으로도 유지하겠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명보에 "시 주석이 홍콩을 찾으면 일국양제의 원칙과 함께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반환협정을 깨지도 않았고, 동시에 홍콩의 주권은 중국에 있다는 점을 시 주석이 홍콩에서 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집권 후 홍콩을 찾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7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이자 캐리 람이 이끄는 5기 정부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사흘 일정으로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동행했다.
이번에 시 주석이 며칠 일정으로 어떻게 홍콩을 찾을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홍콩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전용기나 고속철을 이용해 7월 1일 '당일치기' 방문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르네상스하버뷰와 그랜드하얏트 등 두 고급 호텔이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객실 예약을 받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점, 신화 통신 발표에 '홍콩을 방문한다'는 표현 대신 '기념식에 출석한다'는 표현이 있는 점을 들어 시 주석이 직접 홍콩에 오지 않고 화상을 통해 행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도일보 등은 "시 주석이 홍콩에 직접 올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관측했다.
시 주석은 5년 전 홍콩 방문에서는 20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SCMP는 "앞서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이번에 홍콩을 찾으면 중고등학교 한 곳과 과학공원을 둘러볼 것이라고 말했지만, 빡빡한 일정을 고려하면 계획은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명보는 시 주석이 다음 달 2일 정식 개관하는 홍콩고궁박물관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홍콩고궁박물관은 2017년 시 주석이 홍콩에 왔을 때 그가 보는 앞에서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 간 체결한 협약을 통해 건립됐다.
중국 베이징의 고궁박물관을 본떠 건설됐으며, 개관을 기념해 베이징 고궁박물관이 국보급 등 900여 점의 전시품을 대여해줬다.
시 주석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에 맞춰 개관하는 해당 박물관을 찾아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임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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