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이어 터렐까지…인권탄압국 사우디의 '예술 드라이브'

입력 2022-06-28 06:35  

다빈치 이어 터렐까지…인권탄압국 사우디의 '예술 드라이브'
21세기 거장 초빙해 여의도 13배 넓이 사막에 설치 작업…수조원 예산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국제사회에서 인권탄압국이라는 비판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면서 현대 미술의 거장을 초청해 초대형 설치 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사우디가 북서부 알울라의 사막지대에 추진하는 '와디 알판'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의 설치미술가 제임스 터렐과 마이클 하이저 등을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예술의 계곡'이라는 의미인 와디 알판 사업은 사우디가 세계 관광과 문화의 중심지가 되겠다면서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 문화 정책 사업의 일부다.

터렐과 하이저 등은 여의도의 13배 넓이인 40㎢의 바위 사막 지대에 5개의 대형 작품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터렐은 빛과 공간의 관계에 천착한 현대 미술계의 대가로 태양의 위치에 따라 실내 색채와 분위기가 달라지는 건물 등 대형 작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변화시킨 미국 애리조나주(州) 사막의 대형 분화구 '로덴 크레이터'는 '현대 미술의 시스티나 성당'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저도 네바다주의 사막 한가운데에 넓기 9m, 깊이 15m, 길이 457m의 대형 도랑을 파 만든 작품 '더블 네거티브'로 유명한 대지미술가다.


사우디는 이들의 작품이 설치될 알울라의 사막지대를 현대미술의 한 조류인 '미니멀리즘'의 성지로 불리는 텍사스 마파처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등 사우디의 인권탄압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작가들이 사우디의 작품 설치 요청을 수락한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터렐도 사우디와 관련한 외교적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금이라면 불가능할 수 있겠지만 나는 모스크바와 베이징, 상하이에서도 전시를 했다"면서 "예술이 문화적인 차이점을 메우고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행사한 뒤부터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지난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억5천만 달러(한화 약 5천800억 원)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회화 '살바토르 문디'를 구입했다.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라는 것이 정설이다.
사우디는 현재 살바도르 문디 등 왕실 보유 작품을 공개할 미술관을 건설할 계획이다.
영국 화이트채플 아트갤러리 관장 출신으로 현재 사우디에 고용된 아이오나 블래즈윅은 "이런 대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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