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 논란 홍콩 찾은 시진핑…"비바람 겪고 다시 태어나"(종합2보)

입력 2022-06-30 21:19   수정 2022-06-30 21:29

'중국화' 논란 홍콩 찾은 시진핑…"비바람 겪고 다시 태어나"(종합2보)
5년 만에 방문해 첫 일성으로 "일국양제 견지"…893일만에 중국 본토 벗어나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홍콩의 중국화' 논란 속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년 만에 홍콩을 방문했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7월 1일) 참석차 30일 오후 전용 열차 편으로 홍콩 서구룡역에 도착했다.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2017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에 이어 5년 만이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1월 이후 893일만에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벗어난 행보다.
지난 25일 관영 통신 신화사가 시 주석의 홍콩 반환 기념식 참석을 예고하는 보도를 했을 때만 해도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시 주석은 결국 홍콩을 직접 찾았다.
미국 등 서방이 '홍콩의 중국화'를 지적하며 중국이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시 주석의 도착 후 첫 일성은 '일국양제 견지'였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는 강력한 생명력을 갖고 있으며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확보하고 홍콩 동포들의 복지를 보호할 수 있다"며 "일국양제는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조금도 흔들림 없이 일국양제를 견지한다면 홍콩의 미래는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며 "홍콩은 반드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더욱 새로운 공헌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홍콩 반환 25주년을 맞아 다시 홍콩에 와서 매우 기쁘다"며 "전국 각 민족은 홍콩 동포와 함께 이 경사를 축하할 것이고 나도 홍콩 동포들에게 열렬한 축하와 축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또 "내가 홍콩에 온 지 벌써 5년이 지났고, 그 5년 동안 나는 줄곧 홍콩을 주목하고 걱정했다"며 "내 마음과 중앙 정부의 마음은 홍콩 동포와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콩은 과거 한동안 준엄한 시련을 겪었고, 위험한 도전을 이겨냈다"며"비바람을 겪은 후 홍콩은 고통을 견디고 다시 태어났고, 왕성한 생기를 띠었다"고말했다.
'비바람'은 2019년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노 마스크거나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던 평소 모습과 달리 홍콩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듯 KN95 마스크를 쓰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구룡역에는 많은 어린이가 화려한 조화와 소형 오성홍기를 흔들며 '환영 환영'을 연호했다.
중국 중앙(CC)TV는 시 주석이 탄 열차가 플랫폼에 도착할 때부터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잠시 연설하는 모습 등을 생중계했다.
시 주석은 이날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현지 각계 인사 160명을 만난 뒤 홍콩과학공원을 방문했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별도로 시취 중국 오페라센터를 돌아봤다.
이후 두 사람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공관에서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홍콩 정부가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베이징을 찾은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당선인에게 일국양제는 지난 25년간 성공적으로 이행됐다고 자평하며 "이 원칙을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이행한다는 중앙정부의 결심은 흔들린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 시민사회와 서방은 일국양제가 이미 무너졌다고 본다. '고도의 자치'가 훼손되고 홍콩의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2019년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해 시작한 시위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지면서 최대 200만 명이 동참하자 중국 정부는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지난해에는 홍콩의 선거제를 전면 개편해 '애국자'만이 공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홍콩 장악에 박차를 가했다.
이로 인해 정치·사회적으로 나름의 세력을 키워온 민주 진영과 시민 사회가 궤멸하고 중국에 대해 비판을 해온 언론매체들이 잇달아 당국의 압박에 문을 닫으면서 홍콩은 더는 예전의 홍콩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한 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실시된 입법회(의회) 선거는 민주 진영의 불참 속 30.2%라는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친중 진영이 전체 90석 중 단 1석을 제외하고 싹쓸이했다.
이어 올해 5월 '체육관 선거'로 치러진 행정장관 선거에서는 중국 정부의 낙점을 받은 강경파 존 리 전 정무부총리가 단독 출마해 선거위원회 정원 대비 94%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유효표 기준으로 하면 리 후보의 득표율은 99.4%에 달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의 홍콩 민주주의 탄압을 규탄하고 있고, 중국은 서방이 내정간섭을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이 보편가치 공유를 기반으로 동맹과 파트너들을 규합해 대중 봉쇄에 나선 가운데 홍콩 문제를 명분 중의 하나로 삼은 것이다.
시 주석은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행사에서 홍콩이 중국의 땅임을 강조하고,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후 홍콩이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강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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