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베에 부정적인 국민정서 거스르며 '전략적 조전외교'

입력 2022-07-09 15:39   수정 2022-07-09 15:48

中, 아베에 부정적인 국민정서 거스르며 '전략적 조전외교'
中관영지는 아베 퇴임후 반중행보 부정평가…"재임시 성취 뒤집어"
中 네티즌들 큰 관심…SNS 인기 검색어·화제 목록서 높은 순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정부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사망에 대해 중일관계 악화 양상과 고인에 대한 자국내 비판 여론 등을 뒤로 한 채 가장 높은 수준의 조의를 표명했다.
최근 기시다 내각이 미국의 대 중국 포위·압박에 철저히 동참하면서 현재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아베 전 총리는 근래 대만을 지지하며 대 중국 강경 발언을 한 일로 중국 정부와 국민들의 '요주의 인물'이 된 상태였다.
작년 12월 고인이 "대만 유사(有事·비상사태)는 일본의 유사" 발언을 하자 중국 외교부는 그날 밤 주중 일본대사를 급히 불러 "불장난하다가 불에 타 죽는다"는 거친 언사로 항의하는 등 전직 정상의 발언에 대한 것 치고는 이례적으로 비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조전을 보내는 동시에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고인의 부인에게 조전을 보낸 것은 미중 경쟁 속에 세계 3위 경제대국이자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일본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행보로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마치 역할을 분담한듯,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민심 반영은 대외 강경 성향 관영매체가 맡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아베 전 총리가 그의 2번째 총리 임기(2012∼2020년)에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일본의 침략 역사 부정을 포함한 그의 언행은 중국 대중 사이에서 나쁜 평판을 형성했다고 썼다.
이 매체는 고인이 2018년 방중 때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 기념식과 양국 기업 간 인프라 협력 촉진을 논의하는 포럼에 참석한 사실 등을 소개하면서도 퇴임 이후 "대만 유사는 일본의 유사(작년 12월 대만이 주최한 온라인 강연에서)"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도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퇴임 이후 아베 전 총리의 언행이 그가 한때 중일 관계를 지탱하는 측면에서 이뤘던 성취를 "완전히 뒤집었다"고 적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일본 정치의 전반적 보수화 경향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 경향을 어느 정도 강화할 수 있다는 중국 내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일본 참의원 선거(10일)를 앞두고 발생한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망은 일본 자민당 보수파가 일본 대중의 공감을 더 많이 얻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뤼야오둥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장은 아베의 후임자와 지지자들이 인도·태평양 전략 촉진,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에 대한 적극적 참여, 나토의 아태 진입 촉진 등 아베의 정책을 승계 또는 계속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동북아에 더 많은 리스크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총리 재임 때와 퇴임 이후 고인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를 소개했다.
SCMP는 아베 전 총리가 2번째 총리 재임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최소 9차례 만났다면서 "아베 전 총리의 평화헌법 개정 시도가 중국 정부를 놀라게 했지만 아베 정권 때 두 나라 관계는 이전에 비해 더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SCMP는 퇴임 후 아베의 중국 비판이 중국을 화나게 했다고 평가했다.
롄더구이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 일본연구소장은 "아베 전 총리가 총리 재임 때는 집권 자민당 내 좌·우파 지지를 다 받아야 했기에 보수파만 만족시킬 순 없었지만 퇴임 후에는 완전히 보수 쪽 견해를 대변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터넷 공간에서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9일 오전 11시(현지시간) 기준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인기 검색어 순위표에서 '아베 전 총리 사인 발표'가 1위에 올랐고, 웨이보 '핫이슈' 항목 1,3,4위가 아베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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