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바이오·디지털헬스 '맞춤·현장체감형' 규제 혁신 추진(종합)

입력 2022-07-28 14:33   수정 2022-07-28 14:35

식약처, 바이오·디지털헬스 '맞춤·현장체감형' 규제 혁신 추진(종합)
발목잡는 규제 아닌 시장 진입 발판으로…"낡은 규제 과감히 혁신"
세포배양식품 안전성 평가기준 마련…내달 규제혁신 100대 과제 로드맵 발표
신산업 '선허용-후규제'…디지털 헬스 분야 '네거티브 규제' 적용 확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김잔디 조현영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바이오·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맞춤형·현장 체감형'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글로벌 수준의 규제 혁신을 통해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식약처가 아닌 '시장 진입의 발판'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식약처는 28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 신기술에 특화한 맞춤형 규제 체계 마련 ▲ 속도감 있는 전주기 규제지원 체계 전환 ▲ 현장 체감형 규제혁신 점검체계 운영 등을 골자로 하는 '국제기준을 선도하는 식의약 행정 혁신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혁신방안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바이오·디지털 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추진전략으로, 국내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안전한 신기술의 혜택을 국민이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마련됐다.



◇ 신기술 유망분야 맞춤형 혁신 추진…디지털헬스 분야 '네거티브 규제' 적용 확대
식약처는 신기술이 적용된 첨단바이오의약품이나 혁신 의료기기 등 심사에 기존 규제가 적용돼 시장 진입이 지연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맞춤형' 규제를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마이크로바이옴 등 새로운 의약품의 허가 이전에 신기술 특성에 맞춘 안전평가 기준과 규제를 미리 마련하고, 기술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등이 적용된 디지털헬스기기의 경우 임상·허가 등 규제 체계를 전면 재설계하고, 금지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체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이남희 의료기기안전국장은 "그동안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던 제조업소 시설 기준을 소프트웨어(SW) 의료기기 등 디지털헬스기기의 특성에 맞추도록 하고, 안전성과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항목의 변경은 사후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며 "신속한 제품화를 통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해외 시장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식약처는 SW 의료기기의 경우 핵심 성능 등 중요한 사항만 변경허가 절차를 거치고, 이외 사항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고시 개정이 진행 중이다.
세포배양처럼 첨단 생명공학 기술이 적용된 식품 등 푸드테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개발 가이드라인도 내놓을 계획이다. 동물의 세포를 채취한 뒤 생명공학 기술로 배양해 생산한 고기인 배양육 등 세포배양식품의 안전성 평가 기준 등을 마련해 제품 출시를 지원키로 했다.
환자용 식품인 '메디푸드' 유형을 장질환, 신장질환, 당뇨병 등 13종에서 고혈압과 간질환 등을 더해 총 18종으로 확대하고, 개인별 수요를 맞출 수 있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 속도감 있는 규제지원 전환…전주기 패스트트랙 제공
식약처는 연구개발부터 허가심사,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전(全) 주기에 걸쳐 '패스트트랙'을 제공하는 속도감 있는 규제지원 체계로 전환한다.
연구개발과 국내외 허가 연계를 강화해 제품화 과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화전략지원단을 통한 '일대일' 밀착 지원으로 제품화 성공의 최단 경로를 제시하고, 글로벌 진출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제품화전략지원단은 식약처가 지난 4월 신기술 의약품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시킨 조직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그동안은 식약처의 인허가 이후에는 민간 기업이 알아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식약처가 각국의 규제를 분석하고 인허가 이후의 핵심 전략을 제시하는 등 어떻게 시장에 진입하는 게 효과적일지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산업 전반의 규제대응 역량을 확보하기 규제과학 분야의 석·박사과정 졸업생 600명을 배출하는 등 인재를 양성하고, 심사 전문인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규제 선진국 지위를 강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우수규제기관(WLA) 등재를 통해 디지털헬스 등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선점하고, 상호 심사와 허가 면제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WLA는 WHO가 의약품 규제기관의 규제역량과 수행 능력을 평가·인증하기 위해 올해 도입한 제도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오는 12월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 현장 체감형 규제혁신 점검 체계…"현장이 만족하게"
식약처는 현장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규제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안전이나 건강과 직결되지 않는 단순 절차적 규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바이오헬스 신산업은 '선허용-후규제' 원칙에 따라 민간의 자율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규제혁신 100대 과제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현장 전문가 등으로부터 규제 혁신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으며, 산업계 반응을 모아 다듬고 있다. 내달 중에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현장의 애로사항이 신속히 해결되고 관련 규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규제해소 3심제'가 도입·운영된다. 기업이 규제 해소 등을 건의할 경우 사업부서, 규제입증위원회, 규제혁신점검회의로 이어진 절차를 통해 현장의 입장에서 면밀히 검증해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준을 심층 비교 분석해 외국에 비해 불합리하거나 뒤처지는 규제는 적극적으로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오 처장은 "바이오·디지털 헬스를 비롯한 식의약 산업은 앞으로도 신기술 혁신제품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포용하지 못하는 낡은 규제는 국제적 수준으로 과감히 혁신하고 속도감 있게 지원함으로써 산업계의 도전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식약처가 글로벌 수준으로 규제를 혁신하고 신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하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업계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산업계가 충분히 체감할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디지털 헬스기기의 특성에 맞게 규제 체계를 재설계한다는 소식에 업계가 크게 반색했다.
디지털헬스 업계 관계자는 "SW의료기기의 특성에 맞게 인허가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헬스 산업에 부합하는 규제 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