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추해야 하나' 대만, 진먼섬 중국군 무인기 출몰에 딜레마

입력 2022-08-05 11:18   수정 2022-08-05 19:14

'격추해야 하나' 대만, 진먼섬 중국군 무인기 출몰에 딜레마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군 무인기가 중국과 가까운 대만 관할 지역인 진먼(金門·진먼다오) 섬 상공에 출몰하면서 대만군이 딜레마에 빠졌다.
격추할 경우 중국과의 충돌 위험이 증가하고 놔두면 대만군을 정찰하는 목적의 더 많은 무인기가 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훈련을 펼치는 가운데 무인기까지 출몰하면서 대만군이 또 다른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 무인기가 지난 3일 진먼 섬 상공을 비행하는 게 목격됐으며 경고를 해 퇴거시켰다고 발표했다.
진먼 사령부 창존성 사령관은 로이터 통신에 3일 밤 9시에서 10시께 중국군 무인기 두 대가 나란히 두 차례 나타났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떠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다.
창 사령관은 해당 무인기들이 대만 외곽 섬에서 대만군의 전투 준비 태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먼 섬은 중국 푸젠성 샤먼시와 불과 3.2㎞ 떨어진 곳에 있지만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섬으로 대만에는 안보의 최전선 지역이다.
대만 해협 1, 2차 위기가 벌어졌던 1950년대 이후 진먼 섬 상공을 비행한 중국 군용기는 없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전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푸젠성과 가까운 대만 관할 마쭈 열도 상공을 중국군 무인기가 통과했다고 대만 육군사령부가 밝혔다.

대만군 퇴역 장성인 창옌틴은 SCMP에 "중국군 무인기는 우리 병력의 반응을 시험한 것이 분명하다"며 "그것들은 우리의 주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우리 군은 조명탄을 쏘며 쫓아내는 대신 격추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놔두면 인민해방군이 종종 그렇게 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되고 결국에는 비행이 일상화될 것"이라며 "이는 대중이 군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들고 병력이 상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은퇴한 군수장비 전문가 푸첸사오는 "대만군은 감히 무인기를 격추하려 하지 않았으며 이는 우리가 무인기를 대만 외곽 섬 상공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중국에서 날아오른 무인기들이 대만 본토 상공 위를 비행할 수 있고, 이는 관행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 국가정책기금회의 치청 연구원은 중국군 무인기의 비행은 대만에 대한 압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영토 경계와 12해리 영해를 선언했을 때 공식적으로 진먼 섬과 마쭈 열도는 포함하지 않았다"며 "그렇기에 우리가 무인기들을 격추하면 의도하지 않은 충돌을 야기하고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대만군이 무인기의 전자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배치하는 것으로 "그 경우 인민해방군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불평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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