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단 음지 탈출…우크라 파병 위해 교도소 등서 공개모집

입력 2022-08-08 11:32  

러 용병단 음지 탈출…우크라 파병 위해 교도소 등서 공개모집
'돈바스 해방' 슬로건 아래 와그너그룹 최전선 투입
"러 국방부와 밀착…이젠 정규군·용병 구분 어려운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그간 음지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층 공개적인 행보를 밟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요충지 점령에 연이어 활약하면서 본국에서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의 부흘레히르스크 화력 발전소를 점령할 때도 와그너그룹이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소식은 러시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타블로이드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1면에 도배됐다.
와그너그룹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우리와 함께 돈바스 전체를 해방하자' 같은 문구를 싣는 등 우크라이나전 개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아울러 공개적인 홍보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러시아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예카테린부르크를 비롯해 러시아 도시 몇 군데에서는 와그너그룹을 홍보하는 옥외 광고판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고, 20개 도시가 넘는 곳에 신병 모집소가 설치됐다.
단체와 연계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광고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이 용병에 한 달에 지급하는 돈은 일반 병사보다 몇 배 많은 24만루블(517만원) 상당이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독립언론은 인용해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용병을 모집하기 위해 교도소 17곳에서 재소자 최대 1천명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재소자 3명은 와그너그룹의 최우선 채용요건이 신체조건과 본국에 대한 충성심이라고 증언하며 지원자들은 면접에서 신체 검사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원자가 면접을 통과하면 교도소에서 나가 기본훈련을 받고 돈바스 지역 최전선으로 보내진다고 한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출신으로 와그너그룹을 오래 지켜봤던 데니스 코로트코프는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더는 숨기지 않기로 결정한 듯하다"며 "이제 모든 사람이 그들이 누군지 안다"고 말했다.
와그너그룹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들은 대규모 정규 군사 활동과 거리를 두고 은밀히 특수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주로 움직였고 서류상으로 등록되지 않는 등 공식적인 존재 자체도 외부에 노출하지 않았다.
시리아에서 러시아 정규군과 함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거나 일부 아프리카 내전에도 개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되는 등 잔혹성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와그너그룹 같은 곳에 기대는 상황이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목적 달성에 얼마나 고전하는지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영국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루한스크주에서 올린 전과를 평가해 와그너그룹 수장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에게 러시아연방 영웅 칭호를 부여했다.
러시아 정부는 와그너그룹과의 연관성을 부인한다. 러시아에서 민간 군사기업은 공식적으로 불법이다.
그러나 전직 와그너 용병 마랏 가비둘린은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전인 2월 10일자 가디언 인터뷰에서 시리아에서 자신의 부대가 러시아 국방부와 긴밀히 협력했다고 증언했다.
이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 단단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달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와그너그룹이 신병을 모집하기 위해 썼던 네트워크를 장악했다.
코로트코프는 "러시아 국방부는 와그너 용병을 끌어들였고 이젠 둘은 하나의 그룹처럼 보인다"며 러시아 정규군과 와그너 용병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와그너그룹이 교도소 수감자를 끌어들이는 등 공격적인 모집방침에 나서면서 용병단의 전체적인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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