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실적 줄줄이 '반토막'…10대 증권사 순이익 42%↓

입력 2022-08-14 06:05  

증권사 상반기 실적 줄줄이 '반토막'…10대 증권사 순이익 42%↓
증시 불황에 거래대금 감소…금리 상승 탓 채권운용 손실 직격탄
미래에셋·메리츠, 리스크 관리에 상반기 실적 '선방'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증시 불황과 금리 상승 여파에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줄줄이 작년 상반기 대비 '반토막' 수준의 실적을 냈다.
다만 7월 들어서는 코스피가 일부 반등에 성공하고 채권 금리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주요 증권사 대부분 1년 전보다 순이익 40∼50%대 감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2조6천86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조6천656억원)보다 42.4% 줄었다.
긴축 흐름과 경기 침체 우려에 올해 상반기 증시가 약세장에 들어서면서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4천73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0조1천370억원) 대비 38.7% 줄었다.
여기에 시장 금리 급등으로 인한 대규모 채권평가손실도 증권사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17일 3.745%까지 치솟으며 10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상반기 순이익이 2천21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5천279억원)보다 5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3천159억원으로 58.8%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수수료수지가 4천60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 줄었고, 운용손익 및 관련이자수지가 1천470억원으로 77.4% 급감했다.
NH는 "미국의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채권금리 상승 등 국내외 운용환경이 악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3천486억원, 4천18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0.3%, 40.5% 줄었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68.2% 급감한 740억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이 한국금융지주의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채권평가손실은 1천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2천886억원, 3천950억원 1년 전보다 각각 47.9%, 47.7% 줄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 악화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도 각각 작년보다 40% 이상 줄어든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1천86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7% 줄어든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은 1천89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1.4% 감소했다.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1천383억원, 2천498억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49.8%, 48.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신증권은 작년 상반기보다 66.2% 급감한 1천6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 미래에셋·메리츠, 선제적 위험 관리에 상반기 실적 '선방'
반면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채권운용 손익을 방어하고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실적 성장을 거둔 증권사들은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4천60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6천532억원)보다 29.5%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6천59억원으로 29.0% 감소했다.
대다수 경쟁사가 40∼50%대 줄어든 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분기 순이익(2천635억원)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에도 채권운용 부문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고 기업금융(IB) 부문도 성적이 좋았다.
미래에셋은 "선제적 대응으로 트레이딩 부문 손익을 방어하고 다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양호한 성과를 창출했다"며 올해 상반기 업계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7%, 9.8% 증가한 4천408억원, 5천758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리츠는 불안정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IB, 세일즈&트레이딩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 올해, 작년 대비 실적 감소 전망…"하반기, 상반기보다 나을 듯"
작년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 탓에 증권사들의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주요 상장 증권사 6곳(메리츠증권,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작년 동기 대비 34.4% 줄어든 4조2천868억원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3분기 이후에는 증시 흐름이 일부 안정을 찾고 거래대금도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상반기보단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7월부터 지수 반등과 시장 금리 하락으로 분위기가 일부 반전됐다"며 "상반기에 주가 및 실적 급락을 경험한 만큼 3분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비록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지난 몇 년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와 이익의 안정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우려보다는 견조한 올해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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