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베트남 특별입국' 대금 연체에 피해업체, 소송 절차 돌입

입력 2022-08-23 06:31  

상의 '베트남 특별입국' 대금 연체에 피해업체, 소송 절차 돌입
현지 대행사, 내용증명 발송…"원청이 사태 방관…법적수단 강구"
"미지급 사실 알고도 사업 강행 지시"…'채무' 대행사 선정 배경에도 의문 제기
최태원 회장 "조속한 해결" 지시에도 파문 커질 듯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진행한 '베트남 특별입국'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수억원대의 대금 지급 연체 논란이 결국 소송전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대한상의와 업계 등 소식통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의 특별입국 대행사인 SHV(Samsung Hospitality Vietnam)는 대금 연체와 관련해 상의 측에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증명 공문을 발송했다.
대한상의는 재작년 3월 베트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외국인 입국을 원천 차단하자 4천여명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을 진행했다.
상의는 서울의 소규모 업체인 T사와 SBTM 외에도 SHV 등 총 3곳의 대행사를 두고 특별입국을 주관해왔다.
이중 SHV는 호텔신라 계열인 SBTM의 베트남 내 사업법인이다.
문제는 T사가 한국 내 대행 업무를 맡아서 진행한 특별입국과 관련해 SHV측에 보내야할 수억원대의 대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대행사의 업무를 보면 T사는 한국에서 입국 비용 수취를 비롯해 항공 예약 및 보험, 공항 출국 지원을 담당했다.
반면 SHV는 현지에서 가장 중요한 입국 비자 대행뿐만 아니라 격리호텔 및 차량 제공, PCR(유전자증폭) 검사 지원 등 특별입국과 관련한 핵심적인 업무를 도맡아서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대금 지급이 계속 지연되자 SHV는 주관단체인 상의와 T사를 상대로 채무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상의측은 대행사끼리 해결할 사안이라면서 책임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T사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지 않은 채 연체된 대금을 지불하지 않자 결국 SHV 측에서 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절차에 나선 것이다.
SHV는 상의에 보낸 공문에서 "지급이 연체된 대금이 미화 54만8천달러에 달하고 있지만 주관 단체인 상의는 현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입국 날짜와 격리 호텔 선정을 비롯해 입국 비용 등 모든 사안을 해당 팀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상의는 사실상 이번 사업의 원청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공적기관인 상의를 믿고 이번 사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수억원에 달하는 미변제 채권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태가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T사는 물론 상의 측에 책임을 청구하기 위한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상의가 T사를 한국 내 대행사로 집어넣은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SHV는 "당사가 고객들로부터 직접 비용을 수취하는게 안전하고 대금 미지급의 리스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팀장의 지시에 의해 호텔비, 검사비 등을 T사를 통해 지급받게 됐다"면서 "이같은 결제 구조는 결국 대금 연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T사 입장에서는 상의가 최종 결정한 수백만원 상당의 특별입국 비용을 선입금받은 뒤 항공요금과 격리호텔 비용 등을 차감하면 상당한 규모의 수익이 남는다"면서 "이같은 사업 구조에서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상의 측에서 대금 지급이 연체된 사실을 알고도 계속해서 사업 강행을 지시해 피해가 커졌다고 이 회사는 강조했다.
SHV는 "격리호텔에 숙박비도 낼 수 없게 돼 베트남 사무소장에게도 수차례 항의했다"면서 "그러나 상의 측은 'T사에서 결제할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고 우선 호텔비를 지급하라'는 지시를 반복했고 추가 사업 진행까지 독려해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SHV는 T사에도 채무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한편 대한상의 측 담당 임원은 연합뉴스의 계속된 질의응답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특별입국 담당 팀장을 맡았다가 올해 초 인사에서 공적을 인정받아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정부 표창도 받았다.
상의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해당 본부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로 개입하지 말라는 입장이어서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3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부 보고를 받고 조속한 해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HV를 포함한 호텔신라 측은 대금 지급 연체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호텔신라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최고 경영진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SHV는 올해 초 '베트남 국제중재센터'(VIAC)에 채권 이행을 위한 중재 신청을 냈다가 가급적 원만한 해결을 위해 보류한 상태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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