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내세운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이변 없이 존슨 후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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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21 06:00  

감세 내세운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이변 없이 존슨 후임 될까

감세 내세운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이변 없이 존슨 후임 될까

선거기간 내내 여론조사 크게 앞서…인플레에 비현실적 대책 지적도

9월 5일 보수당 대표 및 총리 발표…유권자 0.3% 보수당원이 총리 뽑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이 보수당 대표 및 총리를 뽑는 선거에서 이변 없이 당선될까.

트러스(47) 장관은 이번 선거 기간 내내 보수당원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리시 수낵(42) 전 재무부 장관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내각 구성까지 마쳤다는 보도가 나온다.

다만, 감세를 내세우는 트러스 장관이 영국의 인플레이션 문제를 잘 풀어낼지를 두고는 논란이 있다.



◇ 여론조사 트러스 장관 지지 66%…내각 구성까지

온라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스카이뉴스가 공동으로 12∼17일에 한 조사에서 트러스 장관 지지는 66%로 수낵 전 장관(34%)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이번 결과는 유고브의 7월 29∼8월 2일 조사 때와 거의 비슷하다. 당시 트러스 장관 지지는 69%였다.

지난달 20일 끝난 보수당 하원 경선에선 수낵 전 장관이 계속 1위를 달렸는데 전체 당원 대상으로 범위를 넓히니 전세가 역전됐다.

영국 더 타임스는 20일 트러스 내각이 거의 구성됐으며, 오랜 측근인 콰시 콸텅 산업부 장관이 차기 재무부 장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둘은 수낵 전 장관에 비해서 '부채'에 관해 덜 엄격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 트러스 "감세" vs. 수낵 "인플레 먼저 대응"

트러스 장관의 대표 공약은 감세로, 수낵 전 장관이 임기 중 추진한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을 원상복구시키거나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공 지출을 줄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점에서 트러스 장관의 구상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에 비현실적이라거나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영국은 7월 물가상승률이 10.1%에 달하며 실질임금 감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소득세 감면이 세금을 내지 않는 최빈곤층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트러스 장관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수낵 전 장관의 제안이 더 그럴듯하다"고 평가했다.

수낵 전 장관은 물가를 잡는 것이 최우선이고 감세는 그 이후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래 세대를 위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빈 곳간을 채워넣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외 초강경 기조로 존재감을 부각시켜온 트러스 장관과 달리 그는 최대 교역상대인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갈 가능성도 더 크다.



◇ 유권자 0.3% 보수당원의 선택

유념할 점은 지금 총리를 뽑는 것은 영국 유권자가 아니라 보수당원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현재 영국의 경제난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제1 당인 보수당의 대표가 총리를 맡아 국정을 운영한다.

새로운 대표는 보수당 하원의원 경선에서 추려진 후보 2명 중에서 전체 당원이 투표를 해서 결정한다. 투표 마감은 9월 2일이고 발표는 5일이다.

보수당원은 전체 유권자의 0.3%에 불과한 약 16만 명으로 추산되며 남성, 65세 이상, 영국 남부 지역 거주, 소득 상위계층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BBC가 전했다.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후보의 또 다른 차이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 관한 입장이다.

수낵 전 장관은 사표를 던지며 존슨 총리 사임을 촉발한 뒤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반면 트러스 장관은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보수당원의 절반 이상(55%)은 파티게이트 도덕성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존슨 총리를 내몰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심지어 지금 셋이 선거에 나올 경우 존슨 총리를 찍겠다는 답변이 46%로 가장 높았고 트러스 장관(24%)과 수낵 전 장관(23%)은 거의 비슷했다.

겉으로는 절대로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지만 수낵 전 장관은 처가가 인도 재벌인 인도계라는 점도 보수당원들의 정서를 건드리는 요인이다.



◇ 인플레·저성장 등 영국 경제 문제 산적

영국 경제는 둘 중 누가 총리로 뽑히더라도 해법을 바로 내놓기 어려운 상태다.

주요 7개국(G7) 중 물가상승률 최고, 성장률 최하에다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거치며 6년간 4번째 총리가 등장할 정도로 정치도 불안정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렇게 세 가지 문제가 모두 심각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 급등으로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나오고 철도 등 공공부문에선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수낵 전 장관은 기술 관료, 트러스 장관은 세 명의 총리를 거치며 검증된 정치인으로 분류하면서 수낵 전 장관은 바보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지만 총리 직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것이고, 트러스 장관은 더 위험한 베팅이지만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수당은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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