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서방에 날좀보소"…헤르손 공세로 장기전 동력 결집

입력 2022-08-31 12:05   수정 2022-08-31 12:11

"우크라, 서방에 날좀보소"…헤르손 공세로 장기전 동력 결집
"전투력 입증 국면"…전쟁성격 바꿀 분수령될지 주목
이틀만에 강 교두보 확보…"지원 촉구하는 정치적 의미 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 빼앗겼던 헤르손 등 남부 지역 탈환하기 위한 총공세에 돌입하면서 이번 반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가 남부 탈환전을 통해 러시아군을 몰아낼 수 있음을 증명한다면 서방의 추가 지원을 얻어 장기전을 이어갈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29일 대대적인 남부 수복 작전에 돌입해 헤르손주 북부의 인훌레츠 강에 교두보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두 달여 간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등을 이용해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군수 보급에 활용하던 드니프로 강의 다리와 시설을 타격해왔다.
현재는 러시아군이 보급용으로 쓰고 있는 선박도 포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가로지르는 주요 강에서 통제력을 확보함에 따라 드니프로 강에 주둔한 러시아군은 보급을 받기가 더욱 어려운 처지가 됐다.
우크라이나는 드니프로 강 서쪽에 러시아군 수천명이 갇혀 있으며, 다리가 파괴돼 중장비 등 보급품은 주둔지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가 헤르손 등 점령지에서 강제 병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행된 이 같은 공세는 우크라이군의 사기 진작 문제를 넘어 군이 전쟁 수행 능력이 재평가받는 시험대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호주의 퇴역 장성인 믹 라이언은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의 첫 번째 주요 공격일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그들의 영토에서 러시아인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서방에 보여주는 공격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번 공세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가 군사적 의미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헤르손을 수복하겠다는 의지를 지속해서 피력해왔고, 러시아군이 돈바스에서 진격을 늦추자 전력을 빠르게 남부로 이동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유일하게 점령한 지역 수도다. 점령지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고 남부 해안과 러시아가 2014년에 병합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지정학적 중요도도 매우 높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에 빼앗긴 동부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는 물론이고 크림반도까지 영토를 완전히 수복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남부 탈환 작전이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고 크림반도 수복의 관문도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영토이자 안전 후방으로 보는 크림반도에서 최근 기습으로 시설과 장비를 파괴한 뒤 고무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주둔 미 육군사령관을 지낸 벤 호지스 예비역 중장은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상황이 자국에 유리하게 변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우크라이나 국민이나 지지자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훨씬 더 현실적으로 구상할 수 있게 하고, 러시아의 승리가 필연적이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제거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압도적인 공격을 수행할만한 군대와 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낙관론은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전면적인 지상 공격은 피한 채 보급로 차단에 집중하면서 약한 고리를 집중 타격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
안드리 자고로드뉴크 우크라이나 전 국방부 장관은 "무언가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고,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며 "러시아가 점령지를 지킬 능력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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