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주식 팔고 채권 산다…올해 들어 11조원 넘게 순매수

입력 2022-09-04 06:05  

개미들 주식 팔고 채권 산다…올해 들어 11조원 넘게 순매수
작년 연간 전체의 2.5배…8월 순매수 3.2조원으로 1월의 10배, 매월 증가세
9월 주식시장 '찬바람' 예상…증권가 "주식 비중 줄이고 채권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각국 통화당국의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에 주식시장이 9월에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에 관심을 두라는 조언이 늘어나고 있다.
발 빠른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어 '역머니무브'(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시중자금 이동)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들어 개인들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매월 늘어나 최근 11조원을 넘었다. 이는 작년 전체 순매수 금액의 2.5배에 달한다.

◇ 대신·신한·크레디트스위스 "주식 자산 '비중 축소' 의견"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는 2,409.41로 마감해 7월 25일(2,403.69) 이후 한 달여 만에 2,400선으로 내려앉았다.
앞서 글로벌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이른바 '연준 피벗(pivot·방향 전환)' 기대감에 반등했다.
코스피도 지난 7월 초 2,290대(종가 기준)로 저점을 찍고 반등해 지난달 중순에는 2,530대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과 다른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으로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투자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연초 주식시장 하락 국면에선 향후 반등을 점치며 저가 분할 매수에 나서란 조언도 나왔지만, 최근에는 산적한 악재에 이런 얘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달러 중심의 유동성 확보가 우선"이라며 이달 자산 배분 전략으로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둔화를 고려하면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은 장기채에 대한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채권 자산에 대한 투자의견은 상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가장 선호되는 자산으로 달러를 꼽으며 채권 비중은 확대하고 주식 비중은 축소하란 기존 전략을 유지했다.
신한금투는 "침체 국면에 진입해 이익 추정치 하향은 본격화했고, 지정학적 위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까지 잔존해 있다"며 침체를 염두에 둔 자산 배분 전략을 짤 것을 권고했다.
국내 주식에 대해서는 연준의 매파적 기조 탓에 변동성 장세를 반복하되, 전저점 회귀 가능성은 작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도 최근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중립'에서 '전략적 비중 축소'로 조정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잭슨홀 미팅에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하고, 목표치에서 상당 기간 머무를 때까지 긴축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리스크를 더 줄여야 할 시점"이라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2분기 실적시즌은 예상보다 견조했지만, 미국·유럽·한국 모두 내년 기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며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주식 및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한 단계 낮췄다.
반면 채권의 경우 "경기둔화 우려가 점증하고 있어 긴축 사이클은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다"며 투자의견으로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 개미, 8월 채권 연초 대비 10배 3.2조원 순매수…주식은 10분의 1 수준
이런 가운데 일부 동학 개미들은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11조7천23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한 해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금액(4조5천675억원)의 2.5배 규모다.
최근 5년간 개인의 연간 채권 순매수액은 3조원대 후반∼4조원대 중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개인 채권 순매수 금액은 3조2천563억원으로 1월(3천283억원)의 10배 규모에 이른다.
월별로 1월 3천283억원, 2월 4천663억원, 3월 6천506억원, 4월 1조680억원, 5월 1조2천880억원, 6월 1조2천980억원에서 7월 2조9천977억원, 8월 3조2천463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지난달 주식시장 순매수 금액은 7천431억원으로 지난 1월(7조2천37억원)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조2천379억원 규모다.
월별로 보면 1월 7조2천37억원, 2월 1조717억원, 3월 5조9천347억원, 4월 8조5천87억원로 4월까지는 강한 순매수 흐름을 보였으나 5월 -3천875억원, 6월 5조4천874억원, 7월 -785억원, 8월 7천431억원 등 저가 매수가 쏟아진 6월을 제외하곤 저조한 수준이었다.
개인들이 증시 부진에 좀처럼 '플러스'(+) 수익률을 내기 어려워진 주식시장을 떠나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으로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
채권은 발행 주체가 망하지 않는 한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금리가 올랐을 때 저가 매수한 뒤 금리가 내리면 매도해 시세 차익도 볼 수 있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에 증권사별 리테일 채권 판매금액도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큰 리테일 채권의 올해 판매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개인 고객들 사이에서도 확실히 채권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변동성이 적은 데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매력도도 높아져서 자금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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