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큰소리 치며 불법입국자 받고는 교외도시로 보내"

입력 2022-09-10 07:48  

"시카고, 큰소리 치며 불법입국자 받고는 교외도시로 보내"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서류미비 이민자(불법체류자) 보호도시'를 표방하는 미국 시카고 시가 남부 국경지대 텍사스주에서 이송된 불법입국자들을 슬그머니 인근 교외도시로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텍사스주에서 시카고로 보내진 불법입국자 일부가 시카고 교외도시 버리지의 호텔들로 옮겨져 지자체 당국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게리 그라소 버리지 시장(공화)은 "사전에 들은 이야기가 전혀 없다. 시카고로 온 불법입국자 100여 명의 거처가 우리 동네 2개 호텔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지역주민들의 신고로 뒤늦게 알게 됐다"며 "시장·시의회·담당 부처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왜 여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 소속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이 텍사스주에 큰소리 치면서 받은 불법입국자들을 교외도시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갑작스러운 불법이민자 유입이 당황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카고와 시카고를 포함하는 광역자치구 쿡 카운티는 불법이민자를 추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례를 갖고 있으나 시카고가 떠민 불법입국자들이 머물고 있는 버리지 지역은 그런 조례가 없는 듀페이지 카운티에 속해있다고 부연했다.
공화당 소속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보호 정책을 뒤집는 조치를 내린 후 국경을 넘어오는 중남미인이 급격히 늘었다. 비용을 홀로 감당할 수 없다"며 이들을 민주당 성향의 '성역도시들'로 분산하겠다고 공표하고 워싱턴DC, 뉴욕에 이어 이달 초부터 시카고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라이트풋 시장은 애벗 주지사가 아무런 협조 요청이나 사전 통고 없이 불법입국자들을 마치 '짐짝'처럼 버스에 실어 시카고로 보냈다며 불만을 표한 바 있다고 WGN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라이트풋 시장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 민주당 정치인들과 회동한 후 텍사스주가 보낸 불법입국자들에게 환영의 뜻을 표하고 의식주 포함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애벗 주지사를 '인종차별주의자, 외국인 혐오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버리지 시장과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라이트풋 시장 측은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공화당 소속 일리노이 주지사 후보 대런 베일리는 애벗 주지사에게 공감을 표하며 "어떤 지자체도 이 같은 문제를 홀로 감당할 수 없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 위기를 초래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경 안보 강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지 않으려면 프리츠커 주지사는 시카고와 일리노이로 보내진 불법입국자들을 (프리츠커 가문이 소유한) 하얏트 호텔로 옮겨 자비로 돌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비꼬았다.
한편 일리노이주 보건부는 최근 열흘새 텍사스주에서 시카고로 보내진 망명희망자·불법이민자 수는 300여 명이라고 밝혔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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