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물가 쇼크] 환율, 연말 1,450원 가능성도…경기둔화 압력 상승(종합)

입력 2022-09-14 16:42  

[미국물가 쇼크] 환율, 연말 1,450원 가능성도…경기둔화 압력 상승(종합)
환율 1,400원대 진입 초읽기…"상단 열어둬야, 9월 FOMC가 관건"
고환율에 고물가·고금리 우려도 한층 커져…경상수지도 위험


(서울·세종=연합뉴스) 민선희 오주현 박원희 기자 = 미국 물가 충격에 원/달러 환율이 14일 13년 5개월 만에 1,390원 선을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등으로 당분간 '킹달러'(달러 초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환율이 연말께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환율이 고물가·고금리를 부르고 수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미국 CPI 충격…환율, 13년 5개월 만에 1,390원선 돌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오른 달러당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0일(종가 1,391.5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이 1,390원을 넘어 선 것도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장중에는 1,395.5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이 오른 것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0%보다 높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전년 동월 대비 5.9%, 전월 대비 0.3%)보다 상승 폭을 늘린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0%, 전월 대비 0.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이면서 미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20∼21일 열리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100bp(1.0%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급부상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 경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주요국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을 주의하면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달라"고 강조했다.

◇ "9월 FOMC 앞두고 1,400원 넘을 듯…상단 열어둬야"
전문가들은 다음 주 9월 FOMC를 앞두고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1,395원대까지 올라간 것을 고려하면 1,4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 물가 충격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 강세를 유발할 것"이라며 "초단기적으로 9월 FOMC까지 1,4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은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도 "9월 FOMC까지 시장의 경계심리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날 20원 넘게 급등했기 때문에 하락 되돌림이 있을 수도 있지만, 환율이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이 9월 FOMC에서 어떤 경제전망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며 환율 상단을 폭넓게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시장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올해 4%, 내년 4.5%까지 예상하는데 그 이상을 제시하면 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며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서면 위로는 다 열려있는데, 일단 50원씩 열어두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도 "연준이 연말 이후로도 매파적 성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로는 9월 FOMC에 따라 1,430∼1,450원 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밝혔다.

◇ 치솟는 환율에 고물가·고금리 우려…경기 둔화 압력 가중
원화 가치의 하락은 수입 물가의 상승 폭을 키워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7% 올라 상승 폭이 전월보다 둔화했으나, 고환율이 물가 상승세의 정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률이 5%보다 훨씬 위에 머무를 경우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리 인상은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등을 위축시켜 경기 둔화 압력을 한층 더 가중할 수 있다.
고환율로 수출 기업들이 사용하는 원자잿값이 급등하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통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크지 않은 점도 문제다.
원화 약세로 국내에서 수출하는 물건값이 싸지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수출에 비해 수입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상품수지에 이어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서는 '쌍둥이 적자'의 현실화가 대두한 것이다.
7월 상품수지는 11억8천만달러 적자로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수입 증가율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은 "8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해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서비스·소득수지도 봐야겠지만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ssun@yna.co.kr viva5@yna.co.kr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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