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또 올 수 있다는데…금리상승 대비 대출상품 인기 '바닥'

입력 2022-09-18 06:07  

빅스텝 또 올 수 있다는데…금리상승 대비 대출상품 인기 '바닥'
은행권 "안심전환·금리상한형 대출 신청 예상 밖 저조"
'더 올라봐야 얼마나' 불감증에 금리 메리트 작고 조건 까다로워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김유아 기자 = 미국의 빠른 통화 긴축과 원화 절하 등으로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 충격에 대비한 대출상품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금융소비자가 미래 추가 금리 상승 폭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데다, 금리 상승기 특화 상품의 금리 메리트도 크지 않고 조건만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 안심전환대출 첫날 2천386억 신청…"폭주 대비했는데 예상보다 너무 적어"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출시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이틀간 신청 건수는 은행들의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집계한 첫날 신청(주택금융공사·6대 은행 접수) 건수는 2천406건(금액 2천386억원)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이 달라 신청이 분산된 점을 고려해도 예상보다 호응이 너무 적다"며 "신청이 폭주할 것에 대비해 본점 직원들을 대거 지방 지점들에 파견까지 보냈지만, 문의조차 많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신청 첫날인데도 하루에 안심전환대출 상담 전화가 단 세 통뿐이었다는 지방 지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부부합산소득 7천만원 이하, 주택 가격(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고,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2억5천만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표] 5대 은행 금리상한형 주담대 판매 실적
┌──────┬──────────┬─────────┬─────────┐
││2021년 7월 │2022년 7월│2021년 7월│
││∼2022년 6월│∼9월 16일│∼2022년 9월 16일 │
├──────┼──────────┼─────────┼─────────┤
│금리상한형 │62건, │583건,│645건,│
│주담대 │109억9천700만원 │872억4천900만원 │982억4천600만원 │
│판매 실적 ││ │(8월말 기준 변동금│
│││ │리 가계대출 추정 │
│││ │잔액 522조3천억원 │
│││ │의 약 0.02%) │
│││ │ │
└──────┴──────────┴─────────┴─────────┘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 982억원만 '금리상한' 보험 들어…변동금리 가계대출의 0.02%뿐
인기가 없기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이 특약 대출 상품은 간단히 말해 은행이 평소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가산금리),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금리가 높아지지 않도록 '상한(캡)'을 적용해주는 구조다.
은행들이 지난해 7월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자 금융당국의 권고로 일제히 선보였지만, 수요가 거의 없어 결국 올해 7월 혜택을 늘렸다.
금리 상승 제한 폭을 기존 연 0.75%포인트(p)에서 최소 0.45%포인트까지 줄이고, 가입 비용 성격의 가산금리(0.15∼0.2%포인트)도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이처럼 상품 구조를 개선한 뒤 7월부터 9월 16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모두 583건, 872억4천900만원어치의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했다.
앞서 작년 7월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판매 실적(62건, 109억9천700만원)과 비교하면 건수와 금액이 두 달여 사이 약 8∼9배로 뛴 것이지만, 이전 실적이 워낙 미미한 데 따른 기저 효과일 뿐 전체 가계대출 규모에 견줘 여전히 판매가 매우 부진한 상태다.
1년여 동안 이뤄진 금리상한형 대출 규모(645건, 982억4천600만원)는 이 상품의 가입 가능 대상인 5대 은행 전체 변동금리 가계대출 약 522조3천억원(8월말 기준 잔액 696조4천500억원×변동금리 비중 75%)의 약 0.02%에 불과하다.

◇ "당장 내 금리보다 0.2%p 더 주는게 유리한가"…주저하는 대출자들
이런 현상은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둔감한 반응에 비해 상품의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대출자가 스스로 앞으로 얼마나 금리가 더 뛸지, 예상 상승 폭을 고려할 때 현재 어느 정도 금리를 더 내도 결과적으로 유리한지 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더구나 작년 이후 이미 금리가 꽤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 올라봐야 더 얼마나 오르겠냐는 생각으로 추가 금리 상승에 둔감해진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최저 금리가 연 3.7%인데, 2019년 안심전환대출 당시 2%대 초반 금리와 비교해 대출자 입장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일찌감치 2020년께 초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경우, 개인별 가산금리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코픽스 등 지표금리 상승분만 오르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가 3%대 초중반인 경우가 많다. 고객 입장에서는 미래 위험을 고려해도 3.7%를 굳이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상품성이 뛰어나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소득(부부합산 7천만원이하), 주택가격(시세 4억원이하) 등의 조건도 까다로워 사실상 수도권에서는 신청 자격을 갖춘 사람을 찾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도, 은행에 따라서는 금리상한에 대한 대가로 받는 가산금리(0.15∼0.2%포인트)를 길게는 1년 정도 면제해주지만 면제 기간 이후 0.15∼0.2%포인트 더 높은 금리를 계속 지불하더라도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하는 대출자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확실시되는 등 당분간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위험 대비책으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정도는 고려할만하다"고 조언했다.
shk999@yna.co.kr, ssun@yna.co.kr,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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