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호모 에렉투스의 땅도 기후변화 못 피했다

입력 2022-10-02 08:02  

[월드&포토] 호모 에렉투스의 땅도 기후변화 못 피했다
세계최대 사막호수 투르카나 지역…호숫물 범람하는 데 주변은 극심한 가뭄 기현상



(투르카나[케냐]=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세계 기후 위기의 현장은 보통 지역에 따라 가뭄이나 홍수의 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가뭄과 홍수가 일대에 동시에 나타나는 곳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에 있는 투르카나 호수 일대가 그렇습니다.
지난 9월 27일 이곳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180만 년 전 직립원인 호모 에렉투스가 살았던 곳이 바로 투르카나 호수 지역이라고 합니다.

가서 보니 지난 수년 사이 과연 호숫물이 불어나 건물과 야자수가 호수 속에 반쯤 잠겨 있었습니다. 이전보다 호숫물이 범람해 500∼700m를 모래사장 쪽으로 전진해 들어온 상황입니다.
그러나 호수 주변 일대는 지난 2년 연속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물을 구하기 힘들어 수업도 참석하지 못한 채 물통을 굴리며 나르고 있었습니다.

투르카나 부족 여성은 정부와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그나마 작은 지원을 받더라도 이웃과 나누어 쓰는 공동체 문화 때문에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넘쳐나는 호숫물을 관개용수나 음용수로 쓰면 좋으련만 사해처럼 소금물이라서 그렇지도 못합니다. 지역사회 전문가는 담수화 설비를 하려고 해도 턱없이 비싼 비용 때문에 설치는 엄두도 못 낸다고 합니다.
케냐 북부뿐 아니라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의 뿔' 지역이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라는 데도 불구하고 호숫물이 불어난 이유는 멀리 에티오피아 산악지대에 내린 불규칙적 폭우가 강이나 지하로 흘러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기후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아프리카는 탄소 배출량이 전세계의 3% 정도에 불과하지만 피해는 가장 극심하게 받는 곳임을 투르카나 호수 일대는 한꺼번에 홍수와 가뭄으로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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