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도서국 모임에 괌 가입 추진…"미국의 중국 견제 포석"

입력 2022-10-12 13:51  

태평양 도서국 모임에 괌 가입 추진…"미국의 중국 견제 포석"
괌 부지사 "태평양 핵심 플레이어로 참가 열망 커"…미국 배후설은 부인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가입 등 선례 있어…괌 가입 승인 놓고 PIF 갈등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 자치령인 괌이 태평양 섬나라 국가들의 외교 모임인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에 정식 회원국 가입을 추진한다.
이에 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중국의 견제하기 위한 미국 본토의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주A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괌 정부가 PIF에 정식으로 가입하기 위한 가입국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조시 테노리오 괌 부지사는 ABC 인터뷰에서 "우리는 태평양의 핵심 플레이어"라며 이 지역의 기후 변화와 안보에 관한 공동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괌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간접적인 군사적 위협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괌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부담을 안고 있다. 괌이 PIF에 가입하면 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회원국들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PIF는 호주와 뉴질랜드, 솔로몬제도 등 태평양 섬나라 국가들의 다자 협의체로 1971년에 만들어졌다.
외교와 국방 등에서 자치권이 없는 괌은 현재 정식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로 PIF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괌이 PIF에 가입하려는 배경에는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산을 막으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작용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솔로몬제도 등 태평양 일부 국가들이 중국과 심상치 않은 밀착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은 지난달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각종 지원을 약속하는 등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 회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의 테스 뉴턴 케인 박사는 괌의 PIF 가입 추진에 미국 정부의 배경이 없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이 지역에 대한 개입 확대를 바라는 미국 입장에서는 괌이 PIF에 가입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괌의 PIF 가입 시도가 태평양 국가들의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독립국가가 아닌 만큼 태평양의 탈식민지화를 막고 지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PIF의 설립 의도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 때문이다.
다만 프랑스령인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가 2016년 PIF에 가입한 선례가 있어 괌이 미국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입을 거절하긴 어려울 것이란 해석도 있다.
실제로 데이비드 파누엘로 미크로네시아 대통령은 ABC 인터뷰에서 "괌은 미국의 구성원으로 보이지만 누벨칼레도니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와 다르지 않은 자치적인 태평양 섬"이라며 "미크로네시아는 PIF에 참여하려는 괌의 입장과 관심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더 큰 우려는 솔로몬제도 등 중국과 가까운 나라들이 괌의 가입을 반대하며 PIF에서 대규모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와이 대학의 태평양 지정학 전문가인 타르시시우스 카부타울라카 박사는 "태평양 국가들이 자신들의 최고 외교 조직이 미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강대국들에 의해 점령되고 있어 더는 회원국이 될 가치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테노리오 부지사는 "우리는 미국 정부로부터 PIF에 가입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으며 괌 정부가 미국에 활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미국 배후설을 부인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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