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책유턴·재무장관 경질…영국 트러스 총리 생존 성공할까

입력 2022-10-15 04:25  

또 정책유턴·재무장관 경질…영국 트러스 총리 생존 성공할까
채권·파운드화 기자회견 후 다시 약세…"채권값 오르려면 총리 나가야"
언론 "기록적으로 빨리 좀비 된 총리" 비아냥…야당 "총선 치르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집권 한달여 만에 생존이 화두가 된 리즈 트러스 총리가 정책방향 추가 변경과 '정치적 단짝' 재무장관 경질 카드로 위기 돌파를 시도했으나 효과는 아직 불확실하다.
◇부자감세 취소 이어 법인세율 인상…콰텡 장관 내쳐
트러스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법인세율 동결 계획을 취소하고 예정대로 19%에서 25%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최고 소득세율 45% 폐기 철회에 이어 두번째 정책 방향 유턴이다.
그는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이 "시장 예상보다 너무 빨리, 너무 멀리 갔다"면서 처음으로 정책 잘못을 인정했다.
이에 앞서 트러스 총리는 선거 캠프에서 함께 경제정책을 짠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을 희생시키고 반대파의 중량급 인사인 제러미 헌트 전 외무부 장관을 후임으로 앉혔다.
재무장관 경질로 금융시장 불안을 가라앉히고 당 대표 선거에서 경쟁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측 인사들을 끌어들여 당내 불만을 잠재우려는 행보로 보인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430억파운드(69조원) 규모 감세안을 골자로 하는 미니예산을 발표한 이래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다.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고 채권값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지만 재원 조달 계획이나 중기재정전망이 동반되지 않은 감세안은 금융시장을 극도로 불안케 만들었다.
물가상승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에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문제에 예민한 시장은 '폭탄'이 투척된 듯한 분위기가 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면서 가뜩이나 에너지 요금 상승 부담에 허덕이던 사람들 사이엔 불만이 폭주했다.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이례적으로 주요 7개국(G7) 회원국의 경제정책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국제적으로도 체면이 손상됐다.
트러스 총리가 이달 초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자신은 의견을 듣는다고 강조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보수당 지지율은 수직 낙하하며 제1야당인 노동당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트러스 총리의 지지율은 파티 게이트 때 존슨 총리보다도 낮아졌다.
공개적으로 트러스 총리를 비난하는 보수당 의원들이 등장했고 영국 언론에는 그를 내보내고 다른 총리를 세우는 계획이 모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파운드화·채권 가격 반짝 올랐다가 다시 힘 빠져
파운드화와 채권 가격은 감세정책 추가 철회 기대에 전날부터 강세를 보이다가 이날 트러스 총리 기자회견 후 약세로 돌아섰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오전엔 연 3.899%까지 내리며 가격이 올랐으나 연 4.33%로 마감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244%까지 떨어졌다가 전날보다 0.25%포인트 오른 연 4.79%로 마감했다.
파운드화의 미 달러 대비 환율은 오전에 1.135달러를 웃돌다가 1.3% 내렸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새로운 내용이 없고 약간의 반응을 한 정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충분치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채권값이 오르려면 트러스 총리가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법인세율 인상으로 180억파운드(29조원)를 걷어서 감세정책으로 인한 재정 구멍을 메꾸겠다고 했지만 마치 둑의 구멍을 손으로 막으려는 것을 보는 듯한 반응이다.
◇취임 40일도 안돼 레임덕…노동당 지지율이 보수당의 배 이상
9월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한달여 만에 하루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처지로 내몰렸다.
지난 11∼12일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23%로 노동당의 51%에 절반 이하였다.
그는 금융시장 불안 등에 등 떠밀려 노선을 변경했는데 그러자 이번에는 기존 지지자들이 들고 일어서고 있다.
가디언지는 트러스 총리가 실 한 가닥에 매달려있다고 말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록적으로 빨리 '좀비'가 된 총리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더 타임스는 트러스 총리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감세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공약이 사실상 폐기됐는데 왜 남아있느냐는 것이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보수당이 '레임덕'인 트러스 총리를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보수당이 계속 나라를 이끌 힘이 없다면서 총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노동당은 이르면 다음 주에 의회에서 정부 불신임 투표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보수당 의원들도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에 트러스 총리 불신임 서한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러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왜 자신이 사임하지 않고 총리직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지를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어색하게 "경제성장 공약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답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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