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2] 마지막 주말 정치사활 건 총력전…바이든·트럼프 '충돌'

입력 2022-11-06 10:34   수정 2022-11-06 11:49

[美중간선거 D-2] 마지막 주말 정치사활 건 총력전…바이든·트럼프 '충돌'
펜실베이니아서 맞불유세…바이든 "결정적 순간"·트럼프 "좌파에 美 몰락"
공화, 하원 탈환 유력 속 상원도 유리…바이든, 국정운영 동력 상실 위기?
'낙태보다 경제' 지지층 결집이 관건…박빙지역 선거결과 확정 지연 가능성



(워싱턴·필라델피아=연합뉴스) 이상헌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의회 권력을 좌우할 중간선거가 임박하면서 미 정치권 안팎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향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임기가 2년 남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새로운 추진력을 얻게 될지, 아니면 레임덕 세션으로 들어갈지 판가름 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4년 임기 딱 중간에 펼쳐지는 이번 선거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일 뿐만 아니라 2024년 차기 대선의 풍향계라는 측면에서 대선 전초전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연방 하원의원 전체 435명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50개 주(州)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를 뽑는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2020년 대통령과 연방 상원 및 하원의원 선거를 휩쓸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민주당이 이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상원과 하원 권력 중 어느 하나라도 공화당에 내준다면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국은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양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한다면 '바이든표 입법'이 사실상 올스톱 되는 데다가 경우에 따라선 지금껏 이뤄 놓은 입법이 물거품으로 되돌아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에 빠질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을 필두로 한 민주당과 이에 맞서는 공화당은 각각 수성과 탈환을 기치로 정치적 사활을 건 불꽃 튀는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인 5일(현지시간)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대표적인 경합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 동시 출격해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선 것도 그 연장선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에서, 그 대척점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츠버그에서 각각 지원 유세를 벌였다.
펜실베이니아는 존 페터만 민주당 후보와 메메트 오즈 공화당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두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격전지다. 지난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를 0.7%포인트 차이로 이기며 승리를 확정지은 곳이기도 하다.
3명의 전·현직 미 대통령이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에, 같은 지역에서 선거 유세로 충돌한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양당 모두에게 펜실베이니아의 선거 성적표가 이번 선거의 핵심이라는 방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가 이제 사흘 남았다"며 "그 결과는 앞으로 수십 년을 결정할 것이고, 그런 결과를 만드는 힘은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린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 민주주의가 이번 선거에 달려 있다"며 "이번 선거는 결정적 순간으로 모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민주당 지지를 촉구했다.
또 낙태 허용에서부터 정치 폭력 및 공격무기 금지, 학자금 대출 탕감, 사회보장 강화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주요 정책을 거론하며 공화당은 이와 반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전통적으로 중간선거는 집권당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민심은 줄곧 야당의 편에 섰다. 이번 선거 역시 예외가 아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엿새간 뉴욕, 플로리다,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등 무려 6개 주를 돌면서 선거운동을 펼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서쪽 끝에서부터 중부, 남부, 동부를 두루 훑고 있다. 휴일인 6일엔 뉴욕주, 7일엔 메릴랜드주를 찾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지난 3일 뉴욕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주지사 지지 행사에 참석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피츠버그 동쪽 라트롭에서 공화당 후보 지지 유세를 하며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그는 "급진 민주당의 바이든, 펠로시 (하원의장),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에서 나라가 완전히 파괴되고 있다"면서 국경 문제, 불법 이민자 유입 등으로 인해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몰락을 지지한다면 급진 좌파 민주당에 투표하고, 이런 파괴를 멈추고 아메리칸드림을 구하려면 공화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서 지난 3일 아이오와주 집회에서 2024년 대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으며 선거 뒤인 오는 14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같은 날 나란히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격돌한 것은 차기 대선 리턴매치를 떠올릴 정도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선거 막바지에 양당 최고 거물들의 잰걸음은 선거 판세와도 상관성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양원 모두 공화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공화당 승리가 자신의 정치 행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 현 추세를 가속하려는 데 주력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은 막판 역전을 기대하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상원의 경우 민주당 44석, 공화당 48석을 확보한 가운데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위스콘신 등 8곳의 접전지에서 양당이 격전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화당이 접전지 8곳 중 3곳을 이기면 상원 다수당이 된다.
하원의 경우 어느 당이든 218석을 차지하면 다수당이 되는데, RCP는 현재 민주당은 174곳, 공화당은 228곳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합을 보이는 33곳을 민주당이 모두 가져간다 해도 공화당이 여유 있게 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탈환한다는 얘기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분석하는 미 업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을 84%, 상원 다수당이 될 확률은 55%로 예측했다.
특히 상원의 경우 지난 9월 중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확률이 71%까지 올라갔으나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둔 지난 1일을 기점으로 역전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하원은 지난 10월 초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확률이 32%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는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올라설 것임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으로선 공화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최소 상원에서만이라도 다수당의 지위를 사수해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에 부닥쳐 있다.


한창 기세를 올리던 민주당이 약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이란 경제 상황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열세가 예상됐던 민주당은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 금지 판결과 정부의 잇따른 입법 성과로 지지율이 급상승했지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직격탄 속에서 경제 문제가 낙태 이슈 등을 덮으면서 심판론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층을 업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 대 반민주주의'로 몰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의 참여가 높았던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도 눈여겨봐야 한다.
CNN에 따르면 전날까지 3천460만 명 이상이 사전투표를 했다.
미국 개표 특성상 중간선거 투표가 8일 이뤄지더라도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지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이번에도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를 들어 현재 연방 상원 의원 경합지로 분류되는 조지아주는 라파엘 워녹(민주당) 의원과 허셜 워커(공화당) 후보 중 누구도 과반 득표를 못 할 경우 12월 6일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조지아는 2020년 연방 상원 의원 선거에서 두 석 모두 결선투표를 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고, 이듬해 1월 6일 민주당이 모두 이기면서 극적으로 다수당이 됐다. 첫 선거일로부터 2개월이 지나서야 상원 다수당이 판가름 난 것이다.
또 트럼프처럼 선거 무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공화당 후보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재검표와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주는 득표 차가 0.5% 미만이면 자동 재검표에 들어가며, 후보자에게 재검표 선택권을 부여하는 주도 있다.
당장 경합 상태인 위스콘신주의 론 존슨 공화당 상원의원은 '선거 결과를 수용할 것이냐'는 최근 질문에 대해 음모론을 얘기하며 즉답을 피해 논란이 됐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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