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면회담하는 美中 정상, 일단 대화모드?…북핵 메시지 주목

입력 2022-11-11 05:43  

첫 대면회담하는 美中 정상, 일단 대화모드?…북핵 메시지 주목
패권경쟁에 근본적 대립관계는 여전…일부 대화채널 복원 가능성
北, G20 때 핵실험?…美, 中압박하며 북핵대응 협력 견인 나설듯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과 중국에서 대형 국내 정치 이벤트가 끝나자마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14일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면서 최근의 대결적 미중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중 양국이 경제와 안보 등 핵심 분야에서 대립하면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경쟁자라는 근본적인 관계는 바뀌기 어렵지만, 지난 8월 대만 문제가 전면으로 부상하면서 고조된 긴장을 해소하고 일부 협력을 복원하는 '관리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무더기로 발사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곧 감행할 것이란 관측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미일 정상회담(13일)에 이어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메시지도 주목된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미국과 다르기는 하지만 핵실험과 같은 전략 도발에 대해서는 중국도 북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다.




◇ 구조적 경쟁하되 일단 대화 모드?…시진핑 3기 대미 정책기조 주목
'G2'인 미국과 중국은 구조적인 경쟁자지만 최근 양국간 갈등이 격화된 직접적인 계기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8월 대만 방문이다.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중국의 10월 당 대회(지난달 18~22일)를 앞둔 시점에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자 중국은 대규모 무력시위를 하면서 고강도로 대응했고 이는 다시 미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여기에다 미국이 지난달 7일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발표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경제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중국을 미국 주도의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전략을 본격화한 것도 중국을 자극했다.
특히 미국은 당대회 직전에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고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에 대한 견제를 더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시 주석도 당대회에서 중화민족 부흥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미국과 대립했다.
이처럼 미중 양국간 갈등이 표면화된 배경에는 양국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에 더해 자국 내 정치 이벤트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당대회를 의식해 평소보다 더 강경하게 대응했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했고 미국도 중간선거(8일)가 끝난 만큼 일단 일부 대화를 복원하면서 표면적인 긴장은 좀 줄이는 방향으로 미중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경제 이슈, 대만을 비롯한 안보 문제 등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여전하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을 내지는 않더라도, 우발적 충돌 방지 필요성이나 전략적 이해가 첨예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일부 대화도 복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가령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이후 기후 변화 등 8개 대화 채널을 중단했는데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대화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는 10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미중 관계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바이든 대통령은 책임 있게 경쟁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대중 전략은 포위가 아니다"라면서 "만약 시 주석이 그것에 관해 묻는다면 대통령은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목표에 대해 "각자의 '레드라인'(양보할 수 없는 선)이 무엇인지 펼쳐 놓고, 그가 중국의 핵심 국익이라고 믿는 것과 내가 미국의 핵심 국익이라고 아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것들이 서로 상충하는지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입장에 대해 시 주석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차원에서 시진핑 3기 미중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열쇠는 시 주석이 쥐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확인할 기회가 될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진핑은 미중 관계를 안정화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시진핑이 그렇게 할지 여부를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北, 미중 정상회담 즈음해 핵실험하나…북핵 대응 메시지 주목
미중 정상간 첫 대면 회담에서 주목받는 이슈 가운데 하나는 북한·북핵 이슈다.
최근 도발 강도를 계속 높여가는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의 무대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겨냥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G20 계기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에 반대하면서 러시아와 함께 북한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하면서 협력하고 있는 점을 볼 때 과거 냉전 때와 같은 북·중·러 3각 협력이 복원되는 듯한 흐름도 관측된다.
싱크탱크 '불량국가 프로젝트'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중간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는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을 좋은 기회"라고 말한 뒤 "중국은 안보리에서의 새 제재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그를 통해서 중국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예상되는 중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런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실험을 차단하는데 중국도 역할을 해줄 것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NSC 당국자는 북핵 문제와 관련, 6자 회담을 비롯해 과거 북핵문제에 대한 미중간 협력 이력을 거론하면서 "지역적 문제 차원에서만 아니라 미중 양국이 핵무기 비확산 규범에 대한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1차 핵실험 때 "제멋대로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한동안 고위급 교류를 중단할 정도로 고강도로 대응했다.
이후 핵실험 때도 강도 변화는 있었으나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에는 협력하는 등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도발과 다르게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런 부분을 부각하면서 한반도 정세 안정은 물론 핵무기 비확산 측면에서 중국이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시 주석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회담 이후에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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