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서방언론에 불편한 중동…"서구식 잣대로 평가 위선"

입력 2022-11-24 16:10   수정 2022-11-24 16:28

[월드컵] 서방언론에 불편한 중동…"서구식 잣대로 평가 위선"
아랍권 "서방, 아랍권 성공 외면…글로벌 이벤트 맞춘 비판 시점도 의문"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서방 국가들이 다른 나라들에 도덕적 훈계를 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발언에 대해 많은 아랍인과 무슬림들이 강하게 공감하고 있다고 미국 뉴스채널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날인 19일 기자회견에서 개최국인 카타르의 인권 상황 등에 대한 서방 언론매체들의 비판이 지나치다며 이런 발언을 했다가 서방세계에서 분노와 조롱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아랍권과 이슬람권에서는 인판티노 회장의 발언이 공감을 얻고 있으며, 개막 전까지 서방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스포츠 자체보다 카타르 월드컵을 둘러싼 논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CNN의 지적이다.
서방 언론매체들이 카타르와 관련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는 처우, 성소수자(LGBTQ) 관련 법규, 그리고 엄격한 사회적 제약 등의 내용을 주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TV로 개막식을 중계하지 않고 그 시간에 개최국 카타르를 비판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다만 BBC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로는 개막식을 중계했다고 밝혔다.
무슬림 국가 중 처음으로 월드컵 개최국이 된 카타르는 행사에서 아랍과 무슬림의 느낌이 확연히 나도록 노력했다.
20일 열린 개막식은 아랍 유목민족을 테마로 기획됐으며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금지된 전통 부르카(여성의 얼굴과 전신을 천으로 가리고 눈 부위만 망사로 되어 있는 복장)를 착용한 여성 가수가 나왔다. 또 신이 인류를 민족과 부족들로 나눠 창조해 이들이 서로 알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쿠란 구절이 인용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내용에 따르면 카타르의 일부 호텔 객실에서는 투숙객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상식을 알려 주는 QR코드가 제공됐고, 무슬림 자원봉사자들이 이슬람 패션에 대해 방문객들을 교육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과 관련해 서구인들과 서구 언론매체들이 아랍인과 무슬림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 프랑스 언론인은 방송 중에 카타르에 모스크(이슬람 사원)가 많다면서 농담을 했다가 무슬림들의 항의를 받았다.
영국 더타임스는 21일자 보도의 사진 캡션에 "카타르인들은 자기 나라에서 서구식 복장을 한 여성을 보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썼다가 소셜 미디어에서 문제가 되자 나중에 이를 삭제했다.
카타르 인구 290만명 중 87%가 외국인이며, 이 중 많은 수가 서방 지역 출신이다.
카타르인 나지드 알 모하나디(20)는 CNN에 "서방 언론매체들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그들이 제3세계 국가에서 월드컵이 개최되고 아랍과 무슬림이 성공하는 것은 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방 언론 일각에서도 편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서 일하다가 MSNBC 진행자로 옮긴 아이만 모히엘딘은 최근의 카타르 관련 보도가 서구식 편견과 이중잣대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와 뉴욕타임스는 카타르에도 월드컵을 주최할 권리가 있다고 방어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출신인 미라 알 후세인은 "비판 시점에 의문이 든다"라며 "(상존한 카타르의 사회문제를) 때 늦게 파고드는 것으로, 이를 글로벌 이벤트에 연계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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